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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습장

오늘을 버티는 엄마, 다시 꿈을 말하다

돈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다.

by 오연서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손글씨를 쓰는 시간을 즐긴다.


스쳐가는 일상 속에서,

펜을 쥐고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갈 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조금 더 알게 된다.


타로를 공부하면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현실적 막막함의 고민은 ‘돈’이었다. 무엇이든 배움에는 대가가 따른다. 생각보다 부담되는 강습비! 그래도 타로를 배웠고 지금은 타로상담도 하고 강의도 한다.


솔직히 그동안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돈은 분명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특별한 옷이나 멋진 음식을 위한 게 아니다. 매달 돌아오는 카드 결제일이 주는 압박, 그 스트레스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번진다.


“돈이 우선인 세상인데 학문보다는 변호사 같은 직업을 가지면 어때? 꿈은 조금 뒤에~”
아이가 무심히 던진 말 한마디에 문득 깨달았다. 그즈음 나도 돈을 알아야 하고 중요하다는 걸 생각은 했지만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그동안 '돈'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된다.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것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 그 단순한 진실을 나는 외면한 채, ‘평범하니까 괜찮다’며 현실을 묻어버렸다. 매일 한 끼를 넘기고 하루를 버티는 삶은 고단하다. 고된 삶을 살아내기 위해 애쓰면서 어느새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행복한 척하며 살아가게 된다. 모두 그렇게 산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살았다.


이제부터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자기 계발도 중요하지만, 돈 공부, 경제 공부가 더 시급하다. 월급 외의 부수입,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금융 소득까지 준비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부동산, 혹은 저작권 같은 자산도 생각해 보자. 꼬마빌딩을 사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이든, 나만의 콘텐츠로 수익을 만드는 것이든 지금보다 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다짐이 흐려질지도 모른다.
딱 2년, 아니 1년만 열심히 살아보자.
게으르지 않기, 핑계 대지 않기, 나와 약속한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겨둔 ‘소설’도 조금씩 쓰기 시작해야겠다. 당장의 삶을 살아내느라 꿈을 멀리 밀어두었고, “꿈은 멀리 있어야 아름답지” 같은 말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지 말자.


우리는 알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시간들이 결국 나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힘들다고 포기하면 같은 상황은 또 반복될 뿐이다. 내 삶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남편은 운전을 하며 자신의 길을 살고 있고, 큰아이는 공부로, 둘째는 아직 흰 종이처럼 순수하다. 그리고 나는, 꿈을 꾸다 멈췄다. 그런 나를 보고, 아이들이 자신의 꿈도 멈추게 될까 두렵다. 그냥 하루하루 밥만 먹으면 된다는 단순한 삶이 아이들에게 기준이 되지는 않을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내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나는 많은 일을 해왔다. 직장인이었고, 영업을 했고, 작가, 강사,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을 듣는 상담가로도 일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일들은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성공도 여유도 선명한 정의는 없다. 지금까지의 나를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다. 정신적으로는 자신 있지만 물질적으로는 아직 멀었다.


게으른 사람이라서 체력이 약해서 출근을 하니까 등 다양한 이유가 따랐다. 그러다 보니 하루살이처럼, 불나방처럼 그저 오늘만 살다 내일로 미루는 삶이 되어버렸던 것 같다.


나는 늘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 이 글을 남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다시 시작해야겠다. 눈앞의 것에만 집착하지 말고 먼 길을 준비하면서 오늘 하루를 쌓아가기로 지금부터 딱 1년만이라도 후회 없이 하루하루가 쌓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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