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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연서 Jan 21. 2022

오늘은 남편이 작가라고 인정(?) 해 준 날

"오늘 휴가예요? 오늘 쉬는 날인가 보다~"

나는 전화 통화 중이라 생각하고 조용하게 있었다.

"오늘 쉬어요?"

"저요?"

"네."

"저요. 그냥 놀아요."

그때 남편이

"집안일도 하고,  글도 쓰는데 왜 논다고 해."


남편이 오전에 집으로 퇴근을 했다.

정확하게는 잠시 들렀다가 글을 쓰는 지금은 다시 나갔다.이 근처에 아주버님, 남편의 형이 와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아들은 학교 방과후 수업을 가고 4명이 점심을 먹으러 갔다. 아들이 청국장 먹고 싶다 해서 식당을 골랐는데 함께 못 가니 좀 이상하기도 하고 그랬다.

청국장 먹으러 갔다가 비지찌개와 두루치기로 밥을 먹었다. 명절에 음식을 할지 안 할지 이야기를 잠시 했다.

시어머님이 전화로 음식을 안 한다고 하셔서 야호~를 외친 내가 창피한 순간.

이번 명절도 결국은 음식을 할 것 같다.

형님이 어머니랑 이야기 후 바로 연락을 주지 않은 것은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안 해야지 했다가 안 하면 서운하잖아로 말을 돌리는 어머님을 나보다 더 오래 봐서 일 것 같다.


"아주버님이 내 동생 안쓰럽다 생각하시겠어~"

"왜?"

"글 쓴다고 집에 있는 와이프에 큰 아이가 2 이잖어. 혼자서 고생한다고..."

"별 생각을 다해."


마음이 좋다.

나는 가끔 주변에서 "뭐하세요?" 하면

"집에 있어요, 놀아요." 했었다.

남편도 "집에서 애들 보고  있죠."

우리 아이들은 사실 많이 커서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었다. 계속 회사원으로 평생을  것이라 생각한 나라서  그런 마음이 컸다.


아프고 나서 작가가 되고 싶었다.

실행에 옮겼다.

내가 살면서 한 가장 빠른 결정이었다.

글쓰기 모임을 신청한 것이..


오늘 남편의 한마디가 그간의 마음을 싸악 녹인다.

"글 쓰는데 왜 논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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