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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밍 Jul 29. 2022

빛을 향해 나아가는 삶



나는 오래전부터 자신이 가야할 길을 선명히 아는 사람들이 부럽고 궁금했다.


어떻게 저렇게 확신에 차 있을 수 있을까?


나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늘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비참하게 늙어죽는 것이 두려웠다. 그런 불안으로부터 내내 도망치며 살았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자신감에도 근거가 없듯 불안에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열심히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산다면 내가 상상했던 것처럼 비참한 말년을 살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똑같이 근거가 없다면 자신감을 갖는게 훨씬 낫다.


새벽에 한강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난 이후로 오이디푸스를 자주 생각한다. 할머니는 술 마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기 위해 술을 먹지 않는 남자를 남편으로 골랐지만 그는 다른 모든 것에 문제가 있던 사람이었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집을 떠났지만 그래서 아버지를 죽이게 됐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거라는 신탁을 받은 오이디푸스는 어떻게 행동했어야 할까? 오이디푸스는 집으로부터 도망칠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를  사랑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오이디푸스는 비극이 아니라 어느 효자의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둠을 피해 도망치며 살지 말고 빛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같은 말처럼 들리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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