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떤 사람인가요
현재 달성률 70%. 솔직히 이 펀딩이 잘 되어가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욕심이 앞서 프로젝트 기간을 너무 짧게 잡은 건 아닌가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걸 얼른 완성해서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조급함에 '한 달'이라는 기간을 설정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 달은 정말 찰나의 시간이다. 벌써 그 절반이 지났으니까.
남은 30%의 게이지를 바라보며, 나는 다시금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인 Heiden을 생각한다.
Heiden의 곡은 주로 기타로 시작된다. 그가 다른 어떤 악기보다 기타를 즐겨 잡기 때문이다.
그는 내게 습관처럼 포크송을 들려주곤 했다. 재미있는 건 그의 목소리다.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나이인데, 목소리의 나이테는 훨씬 깊고 오래되었다. 덕분에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가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굴곡진 사연을 듣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나와 그를 아는 지인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Heiden은 뮤지컬을 해야 해." 정작 본인은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작업하다 보면, 노래가 단순히 멜로디로 흐르는 게 아니라 무언가 이야기를 뱉어내고 말을 건네는, 지극히 연극적이고 뮤지컬 같은 결과물이 나온다.
그 '이야기'의 원천은 아마도 그의 삶의 궤적에 있을 것이다. 그는 살아온 세월의 3분의 1은 고향에서, 3분의 1은 호주에서, 나머지 3분의 1은 서울에서 보냈다. 어디에도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채, 인생의 대부분을 '이방인'이라는 감각으로 살아왔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유독 '집'이라는 공간을 꾸리는 걸 좋아한다. 그게 단순히 먹고 자는 물리적인 집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정서적인 공간, 일종의 아지트를 만드는 일에 그는 진심이다. 사람들을 모아 같이 게임을 하기도 하고, 나와 그처럼 무언가를 함께 쌓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벌이기도 한다. 그는 외로웠던 이방인인 동시에, 끊임없이 사람을 모아 마을을 만드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이제 막 30대를 지나고 있는 그에게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그를 아는 내 사람들은 그를 두고 '친근하고 정다운 아저씨'라고 평가한다. 이방인으로 살아왔으면서, 역설적으로 그 누구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