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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뽀뽀 Mar 22. 2022

나를 망가뜨리는 콤플렉스에서 극복하는 법

콤플렉스라 여기지 말아요, 우리.


어린 시절, 내 콤플렉스는 아빠가 없다는 거였다. 6살에 일찍 사고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엄마랑 남동생이랑 셋이서 살게 됐다.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는 늘 자신감이 없었고, 온전한 가족이 있는 사람들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왜 나만 이렇게 태어난 걸까.
나도 다른 딸들처럼 딸바보라며 아빠를 놀리고 싶다.
엄마 몰래 애교 부려서 아빠한테 용돈도 받아 보고 싶고, 
결혼식에서 아빠 손 잡고 당당하게 입장하고 싶고, 
사위 질투하는 모습 보며 귀여워하고 싶다. 



콤플렉스가 극심했던 시기는 학생 때였다. 가족을 소개하는 란에 없는 아빠를 상상하며 적었고, 친구들이 "너네 아빠는 뭐해?"라고 물으면 대충 회사에서 일한다고 얼버무리기 바빴다. 거짓말은 또다른 거짓말을 낳았고 친구들에게 떳떳하지 못한 자신을 보며 자존감은 뚝뚝 내려갔다. 






그러다가 더 이상 콤플렉스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이 있었다. 바로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다. 남편은 첫 만남에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가정사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리고 나한테도 자신이랑 비슷한 아픔이 느껴진다며 조심스레 가정사를 물어봤다. 보통은 1년 이상 친하게 지내는 친구에게만 밝히는 비밀이었는데, 남편과는 첫 만남부터 비밀을 공유한 것이다. 나한테는 정말 진귀한 경험이었다. 




당당하게 밝히는 남편을 보며 '내가 콤플렉스라고 생각하면 콤플렉스가 되겠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남들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콤플렉스는 감출수록 더 괴로워진다. 콤플렉스를 당당하게 드러내면 나만의 특별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면접이나 어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면, 다들 정말 밝고 긍정적으로 잘 컸다며 되레 좋게 봐주시니까. 




그러니 콤플렉스라 여기지 말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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