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만이 답이다 , 매일 1시간 at 그린힐 콘도
아이와 치앙마이 생활이 시작됐다.
첫째는 아침에 눈 뜨면 인사도 생략한 채, 날 보자마자 화내면서 대뜸
‘핸드폰 언제 할 수 있어요!!!!?? ’
어떻게 아침 첫마디가 이럴 수 있을까.
이런 아이의 관심사인 게임과 유튜브에서 눈을 돌릴 수 있는 것은 몰놀이, 수영 밖에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실컷 수영이나 하고 망고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우선적으로 골랐다.
그런데,
치앙마이 커뮤니티에서 어떤 이가
‘치앙마이 12월에 밖에서 수영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올린 것이 눈에 띄었다.
갸우뚱하며 클릭한 본문과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태국 북서부지역 치앙마이의 12월은 겨울에 해당하여 낮 일부 시간을 제외하고는 수영이 불가할 정도로 물이 차갑다고 했다.
‘몰랐다!!’
태국은 단순히 1년 내내, 하루 종일 무더울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기억하는 방콕과 푸껫은 낮 시간 5분만 밖에 서 있으면,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곳이었다.
조식 먹자마자 수영, 낮잠도 썬베드에서 자다가 더위에 깨서, 다시 수영!
이번에도 그렇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온 것인데, 수영을 못 한다고?!
그렇다면 여행지 선택을 잘못했다.
나의 무지함에 속상해서 맥주 한 캔 따고,
다시 정보 검색.
치앙마이 12월 기후는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서 오히려 골프를 즐기기 좋고, 트레킹 하기 좋다고 한다.
심지어 망고와 망고스틴도 여름이 제철이라, 겨울엔 저장 망고가 비싼 가격에 시중에 풀릴 뿐이라
1일 2 망고의 꿈도 사라졌다.
12월 치앙마이에 와보니 낮 한 시간 정도는 물에 들어갈만했다.
새로 산 스윔 슈트가 아이들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되어 빛을 발했다! (뿌듯!)
지금까지 물장구만 쳤던 유아 수영이라면, 제대로 수영을 배워보자 싶어 수영 레슨을 알아보았다.
그린힐 콘도에는 님만해민에서 가장 큰 수영장이 있다. 이곳 수영 전담 선생님과 라인을 통해 연락하고 레슨을 진행했다.
그린힐 콘도는 한 달 살기 여행자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콘도라 들었다.
-치앙마이에서는 흔치 않은 3동의 아파트 단지 형태
-단지 안 배드민턴 장, 커피숍, 수영장 2곳, 헬스클럽, 세탁실 등을 갖춤.
-마야몰 도보 5분 거리고, 길을 건너지 않아도 됨
(신호가 굉장히 길기 때문에, 길을 건너지 않는 장점이 굉장히 크다)
-자리 잡은 관리 체계
단지 안 울창한 나무들과 오토바이 소음에서 멀어진 평화로운 단지를 보니
내부 인테리어가 촌스럽다며 숙소 후보에서조차 고려하지 않았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방학 기간에는 한국 가족 단위 투숙객이 많아, 엄마 친구도 아이 친구도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인의 사랑방 같은 콘도라, 다시 치앙마이에 온다면 그린힐 콘도라고 마음속으로 정했다.
수영 레슨은 1인 기준, 1시간 300 THB(12,000 원), 수영장 이용료 80 THB(3,000 원) 별도 지불했다.
1:2 수업이 될 터인데, 선생님께 수업료는 어떻게 조정되냐고 다시 여쭤보니,
1인 250 THB(10,000 원)라고 하셨다.
계산이 좀 이상하다.
'시간당 1인 비용이 더 내려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내 입장에서는 1시간 300 THB, 단독 레슨을 하는 것이 현명한 편이라 생각되지 않겠는가?'
선생님은 간단한 영어 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에,
또박또박 이 부분에 대해 짚었지만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2명은 원래 600 THB인데, 500 THB잖아요, 이게 더 싸요’
'아니.. 그 말이 아닌데.....'
합리적 방식은 아니었지만
배움에 있어 가격을 흥정하는 것은 큰 실례이기도 하고,
내 기준에 합리적이지 않은 셈법이었지만 선생님 방식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되었다.
선생님의 배려도 있었다.
10타임을 기본 선결제로 진행하는데, 우리가 님만 해민 지역에 일주일만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더니 이 점을 이해해 주시고, 5타임 매 수업시간 페이를 하게끔 해주셨다.
선생님은 굉장히 노련하게 두 아이를 가르쳐주셨다.
‘빠워 빠워!!!(발차기 power)’
‘체스트 업!! (배영시 가슴을 드는 것)’
사용한 영어는 몇 문장 정도지만, 충분했다.
빠워 발차기와 돌고래 선수반 급의 강도로 수업 시작 30분이 지나가면, 아이들의 눈이 풀려갔다.
불길한 마음이 들어, 난 단지 내 커피숍으로 줄행랑..
아이들에게 기댈 사람이 사라져야 강해진다.
1분 간의 아이들 원망은 금세 사글어들고
1시간 수업의 집중과 성취감을 느껴갔다.
열심히 수영한 아이들과 무한 칭찬을 해주며, 돌아오는 길 마야몰 푸드코트에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고, DQ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루 일정이 수영 레슨밖에 없는데, 왜 이렇게 힘든 걸까.
힙하다는 맛집 외식도 못 가고,
감성 카페도 가보지 못한 채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었다.
다음 주는 산티탐 지역으로 가서
본격적인 액티비티들을 해 볼 생각으로
열심히 치앙마이 커뮤니티, 클룩을 검색하며 예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