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맑고 향기롭게 Feb 15. 2022

달아달아 밝은 달아

#정월대보름

이른아침 밥하기 위해 준비한다. 전날 사놓은 오곡 잡곡과 쌀을 준비하여 밥을 지었다. 어릴적 정원대보름은 명절과도 비슷한 풍경이였건만, 지금은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지나가는 절기가 되었다. 한해 처음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어보고, 동네 아이들과 모여 깡통에 불놀이하던 추억이 떠오른다.


분유통만한 깡통을 미리 준비하고 둘레에 못으로 구멍을 뚫어 준비해놓는다. 산으로 비료푸대 몇장을 들고 솔방울이며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한가득 담아두면 쥐불놀이는 어느정도 준비를 다 마친거다. 저녁 어스름이 질 무렵 동네 아이들 한두명씩 들판으로 모여든다. 각자 손에는 깡통에 손잡이까지 달아서 나타난다. 깡통안에 불을 붙이자마자 돌리며 맞이하는 쥐불놀이는 누가누가 잘하나 내기하듯 흥이 한껏 오른다.


6살, 3살 터울 오빠들 사이에서 쥐불놀이란 내가 돌릴수 없는 영역이었지만 어린 내가 할수 있는건 오빠들이 돌리는 깡통이 훨훨 타올라 그순간을 내 눈속에 담기 바빴다. 정월대보름에 내 어릴적 추억을 꺼내어 그릴수 있어 참 다행이다.



작가의 이전글 화롯불에 구운 김이 그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