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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고 향기롭게 Apr 28. 2022

곰돌이가 되고팠던 오렌지

오렌지는 요즘 과일가게 가면 제철을 만난듯하다.


껍질채 썰어먹기도하고


껍질을 벗겨 귤까듯 먹기도 하는 오렌지


오늘은 인터넷보다 문득 누군가가 귀엽게 먹는모습을 따라해 보고 싶었다.


서툴게 칼질하다 나온 첫번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쥐돌이가 탄생하였다.


이윽고 다시 도전


첫번째보다 요령이 생겼다.


짜잔~!

곰돌이가 완성~!


혼자 만족하며 학교에서 돌아와 먹어줄 아이들을 기다려본다.



지금은 오렌지가 흔하지만 사십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유년시절엔 낯설기만 했던 오렌지 였다.

국민학교시절 제법 잘사는 부잣집 친구가 있었다.

그집에 가정부도 있었고, 정원엔 연못도 있었다.


새학년이 시작되어 반편성이 되어 만난 그친구와 급격히 친해지며 어느날 자기집으로 초대해 주었다. 싱러움이 가득하게 피어나는 햇살처럼 맑고 청명하던 그날 그 친구집에서 먹으라고 쟁반에 담아준 과일.


어찌먹어아할지 귤처럼 벗겨지지도 않는 단단한 야구공같던   그 과일을 벽에 던지기 시작했다. 물렁해지면 먹을수 있을거란 생각에 야구공 삼아 벽에 툭툭 던져 보았다. 그러나 뜻대로 벗겨지지않는 이것을 친구는 들고 부엌으로 갔다.


이윽고 부엌일 봐주시던 분의 도움으로 칼로 깎아주시던 그것은 바로 오렌지였다.

나와 오렌지의 첫만남은 그렇게 기억 한편에 타투처럼 새겨져 있다.


바나나도 귀한시절 오렌지를 난생 처음 먹어보았던 그날을 떠올리며 우리 아이들은 어떤 기억들이 새겨질지 모를 오늘도 귀여운 곰돌이,쥐돌이 같은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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