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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쌤 카이지 Apr 26. 2023

배려 없는 칭찬은 처방전 없는 '특효약'이다

말 많이 하는 당신이 '불통'인 이유 Vol. 9

#리더가 '나를 낮추면' K-직장인은 춤을 춘다


'리더'는 거창한 존재가 아닙니다. 후배가 한 명만 있어도 선배는 리더 역할을 해야 하죠. 거창한 리더(?)는 아닐지라도 후배들 입장에서 대하기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 딱딱한 관계를 부드럽게 하려면 '스몰 토크' 즉, 짧은 대화를 적극적으로 하라고 말씀드렸죠.


그중에서도 가장 효과가 좋은 게 칭찬입니다.


김 대리, 보고서 진짜 잘 썼어요.
생각해 봤는데 나라면 결론을 그렇게 내릴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또 등장한 김 대리입니다. 이번엔 기분이 째지(?)겠죠. 리더가 직접 칭찬을 해주는 것도 황송한데 이렇게 직접 비교를 해가며 본인의 성과를 인정해 주니 감동이 배가 됩니다. 다시 불굴의 K-회사원 모드에 돌입합니다.


본인의 경험을 녹여 그 과정을 칭찬해 줍니다. 내가 못 한, 못 할 일을 했다는 거죠. '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한 편에 한 번 이상씩은 '상대방을 존중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칭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칭찬이 그 어떤 수식어구를 붙인 칭찬보다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권위는 내가 세우는 게 아니다


'나를 굳이 낮춰야 해?'


당연합니다. 후배들이 리더를 어려워한다고 했죠. 그것은 사회적인 서열을 인식하고 있단 뜻입니다. 본인의 명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뜻이죠. 작은 실수 하나라도 행여나 큰 무엇인가로 되돌아올까 봐 조심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본인이 칭찬할 때 후배를 좀 높여줬다고 이 위치가 뒤바뀔까요? 칭찬을 하면 후배가 버릇이 없어질까 봐 걱정이 드세요? 오히려 기꺼이 팀원들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 리더의 모습에 존경심이 생기겠죠. 권위는 본인이 세우는 게 아닙니다. 내 행동을 보고 후배들이 만들어줍니다. 오늘 바로 해보세요. 생각보다 그 효과는 클 겁니다.





#기왕이면 다 같이 있는 곳에서, 사소한 것도 크게


리더의 칭찬은 일대 일로 따로 하는 것보다는 공개적인 자리를 만들어하는 게 좋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이유로 서로가 어색할 수도 있죠ㅎ 무엇보다 칭찬의 효과가 배가됩니다. 다른 팀원들과 축하를 나누면서 칭찬받는 사람의 자존감은 더 높아지겠죠. 지난 시간, 우리 K-직장인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수고했다'는 사소한 칭찬이라는 조사 내용을 전했습니다. K-직장인은 큰 보상을 바라는 게 아닙니다. '내 노력을 리더가 알아준다'는 확신만 받아도 그동안의 수고가 사라지는 걸 느끼죠. '내가 이 정도로 기뻐하는 단순한 인간이었던가' 현타(?)도 오겠지만요. 기업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따로 시상식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사소한 것도 크게 칭찬해 주는 게 좋습니다. 그만큼 리더가 작은 것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별 거 아닌 것으로도 팀원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더더욱 과정을 칭찬해줘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칭찬은 자칫 입에 발린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배려 없는 칭찬… 배가 너무 부른데 "몸에 좋은 음식이니까 더 먹으렴"


대화와 소통에서 칭찬이 상대의 마음을 여는 '마스터 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칭찬도 하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칭찬이 너무 부끄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 아내도 '예쁘다'는 말에도 기겁을 합니다. 속으론 좋아하는 거 다 아는데 말이죠.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칭찬을 하면 몸 둘 바를 모릅니다. 그런 모습이 재미있어서 행여나 더 과장해 칭찬을 한다면 당신을 원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의도가 좋았어도 칭찬의 본래 목적은 없어지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사람이 돼버릴 수 있습니다.


앞서 대화와 소통의 시작을 '질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상대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 질문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거죠. 궁금해야 질문이 생기니까요. '나쁜 질문'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해야하니까 하는 질문, 나만 궁금해서 하는 질문, 상대가 난처해 할 질문입니다.


칭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특효약'임엔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처방전'이 있어야 특효약도 몸에 잘 듣습니다. 처방전은 전문가인 의사가 그 사람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서 어디가 고장난 것인지 알아낸 다음에 써주죠. 그래야 제일 효과가 좋은 약을 쓸 수 있습니다.


위 제목에서 쓴 것처럼, 배가 이미 불러서 더는 먹기 싫은 사람에게는 그 어떤 음식도 사실 의미가 없죠.


내가 생각하기에 몸에 좋은 것이라고 해서 더 먹으라고 하면 그건 '강요'입니다.



#'아부'는 언제나 비호감… 너무 멀리 가면 감동도 떨어진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꼴 보기 싫은 직원의 유형'을 꼽으라는 조사를 하면 항상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게 '아부만 하는 사람'입니다. 사전엔 아부를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명분도, 근거도 없이 맹목적으로 상대방의 기분만 좋게 해 주려는 말과 행동'이라고 쓰겠습니다. 이미 여러분들 머릿속에 보기 싫은 장면들이 떠오를 것 같아 사례는 들지 않겠습니다.


아부와 칭찬의 가장 큰 차이는 아부하는 당사자와 아부의 대상을 뺀 다른 사람들의 공감입니다. 칭찬은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함께 공유할 때 효과가 더 배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부는 거부감을 갖게 되죠. 전혀 공감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하는 사람도, 그걸 알면서 듣고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비호감'으로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아부를 하는 사람은 실력보다는 그런 행동으로 그 자리에 올라다는 오해(?)를 사게 된다는 점입니다.


"성공을 위해서 아부는 어쩔 수 없다, 필수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리더들 중엔 아첨하는 사람들과 자리를 자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당장 기분은 좋기 때문입니다. 긴 말 필요 없습니다. 이런 자리가 계속 이어지면 결국 '불통'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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