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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in Apr 09. 2024

꽃, 나무

꽃을 피워내는, 나무를 사랑하며

 어느새 어려서 꽃을 따다 놀면서, 잠자리를 쫓아다니던 시기가 지나

이제는 꽃들을 보아도 감흥이 없고, 꽃향기조차 잊어버리는 시기가 찾아왔다.

갑자기 날씨가 좋은 오늘, 만개한 목련꽃들이 저버리는 것들을 보고서, 왠지 모르게

꽃이라는 것에 대해 시가 쓰고 싶어졌다. 고로 이렇게 써서 올린다.




1년의 몇 날을 위해서 나무와 풀은

모아두었던 체력을 써서, 꽃들을 피운다.

남들이 봐주길 바라며 피워낸 꽃은, 어쩌면 연약하게도

가지에 매달려 바람에 흔들, 흔들

비바람에는 기어이 떨어지기도 한다.

고작 몇 날의 아름다움을,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꽃을 피워내는지

그 시절만 지나면 녹음이 만발하더라도

누구도 꽃만큼의 애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가 가장 아름다울 시절에도

누군가는 우리를 봐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지나친다.

저 꽃의 아름다움을 좋아했듯이,

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던 나무의

녹음마저도 사랑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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