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동 ‘조대버거’ (조대버거, 에그불고기)
<Tasty G 미식 9>
민주버거, 518버거는 어떤가요?
- 지산동 ‘조대버거’ (조대버거, 에그불고기)
* 요약: 뜨거운 조대버거 함부로 대하지 마라. 풍성한 그립감. 싱싱한 양배추, 불고기 소스, 마요네즈의 조합. 센스넘치는 사장님. 지역성에 충실한 네이밍. 민주주의 상징 조선대. 독재를 깨부순 계란. 민주버거! 518버거!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조대버거’에서는 두 종류의 햄버거를 판다. 조대버거와 에그불고기. 가격은 2023년 7월 1일부터 각각 2,500원 3,000원이다. 그렇다고 조대버거 함부로 대하지 마라. 사장님은 뜨거운 여름에도 뜨거운 불판 앞에서 뜨겁게 패티를 굽고 계란을 지지고 햄버거 빵을 데운다.
조대버거와 에그불고기 모두 온전히 경험하려면 우선 손에 집중해야 한다. 포장된 버거를 손으로 잡았을 때 느껴지는 두툼함과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을 때 느껴지는 보드라움이 뇌를 자극해 식욕을 끌어올린다.
두툼함의 주범은 싱싱한 양배추다. 정말이지 많은 양의 싱싱한 양배추가 조대버거와 에그불고기를 꽉 채우고 있다. 햄버거 빵을 깔고 채 썬 오이피클 두 점, 양배추 듬뿍, 마요네즈 넉넉히, 직접 만든 패티 한 장, 불고기 소스 적당히를 차례로 올린 후 햄버거 빵으로 덮으면 조대버거가 된다. 피클과 양배추 사이에 계란을 넣으면 에그머니나! 에그불고기가 된다.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손은 즐겁지만 입은 아프다. 조대버거나 에그불고기를 먹으려면 아플 정도로 입을 한껏 크게 벌려야 한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면 치아는 아삭하고 신선한 양배추에 혀는 달콤하게 짭짤한 불고기 소스와 구수한 마요네즈에 사로잡힌다.
한국인이라면 대게 불고기 소스나 토마토 케첩과 마요네즈로 버무린 양배추 채를 좋아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조대버거’는 어느 정도의 맛을 보장하는 곳이다. 하지만 토마토 케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장님의 ‘맛 센스’가 엿보인다.
양배추 채에 토마토 케첩을 버무리면 케첩의 새콤함이 양배추의 은은한 단맛을 해친다. 반대로 양배추 채에 마요네즈를 넣으면 양배추의 은은한 단맛과 마요네즈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어울려 기분을 끌어올린다. 그리고 이것이 조대버거와 에그불고기 맛의 밑바탕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불고기 소스가 쌓여서 내는 맛이 조대버거의 결정타이며, 또 여기에 계란프라이가 쌓여서 내는 맛이 에그불고기의 결정타일 것이다.
‘조대버거’와 조대버거는 훌륭한 작명이다. 간결하고 강력하다. 무엇보다 지역성을 잘 담고 있다. 조대에 인접한 지리적 위치와 ‘저렴하고 푸짐한’이라는 대학가의 특성을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넉넉하게 품고 있다.
하지만 에그불고기의 개명을 원한다.
민주버거! 이름만 바꾸면 된다.
에그불고기는 민주버거로서 이미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조대는 1947년 7만 2천여 명의 시민이 함께 설립한 ‘민립’대학이다. 1987년 5월 박철웅 총장의 독재는 극에 달했다. 조대의 사유화는 물론이고 교수들에게 운동장 구보와 엎드려뻗쳐를 시키고 심지어 교수들을 폭행했다.
학생들은 학원 민주화 투쟁으로 박철웅을 쫓아내고 조대를 정상화시켰다. 이후 전국에서 조대의 자치 운영을 배우려고 견학이 쇄도했다.
“계란으로 바위를 부술 순 없지만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
1980년대 독재에 맞선 사람들은 모두 ‘계란’이었다. 최루탄에, 곤봉질에, 총질에, 고문에 깨지고 부서진 하지만 끝내 살아서 독재를 넘은 계란. ‘조대버거’의 에그불고기가 민주버거로 개명한다면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의미 있으리라!
더불어 ‘518버거’도 메뉴에 넣기를 권한다. 어디에도 없는 518버거. 광주 특히 조대에는 있어야 할 518버거! 복잡하지 않아도 된다. 한때 밥버거가 유행했지만 밥버거가 돼서도 안 된다! 참기름과 소금으로 비빈 밥을 햄버거빵 모양으로 만들고 사이에 적당한 양의 김을 넣으면 된다. 버거 위에 깨를 조금 뿌리면 더 좋겠다.
그리고...
마요네즈는 보라색 양배추(자색 양배추)와 함께 먹어야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