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복잡계의 주 함정들
"신규 채용한 알파님은 어때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착한데, 실행이 느리고 다부지지 못해서요."
"흠.. 그래서 어떻게 할건가요?
"가, 나, 다 이렇게 세가지를 꼭 해 달라고 일러뒀습니다. 그리고 지켜보려고요."
"그래요 잘 당부했어요. 다만, 알파님이 성과 나쁜게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래요."
이 말에 덧붙여 설명한 내용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경계하는 세가지 조직의 현상이 있습니다. 제가 주머니칼처럼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건데요. 복잡계를 말아먹는 전형적 함정 패턴 중 기업에 적용되는 부분만 추린겁니다.
Subsystem goal
Process goal
Eroding goal
하위시스템 목표 (Subsystem goal)
하위시스템 목표란 건 전체의 목표와 무관하게 하부시스템 자체 목표에 충실한 경우입니다. 부서나 개인의 부분 최적화입니다. 이리 말하면 온건해 보이지만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안되는 걸 넘어, 큰 방해가 됩니다. 각 하위시스템이 경쟁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이걸 타파하는 도구 중 하나가 OKR이나 BSC입니다. 도구의 이름이 중요한게 아니라 전사적 목표에 위배되는 목표달성을 조장하는 그릇된 KPI나 암묵적 업무목표는 보는대로 제거해야 합니다.
과정 목표 (Process goal)
이것도 전사목표와 무관하지만, 국부적 하부시스템의 목표를 추구하기보다, 절차적 목표에 치중하는 폐해입니다.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고객 방문을 정량목표로 준다 치면, 매출은 뒷전이고 방문 숫자에만 목매는 경우죠.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성 문제입니다. 다같이 열심히 해서 목표는 완성되었는데 조직은 성공 근처도 못갑니다. 치즈는 어디갔니 서로 손가락질 하죠. 이건 절차적 목표를 쉽고 용이하게 정하려다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공들여 잘 정해도, 최종 목표를 상기하도록 체계를 만드는것 이상으로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잘못된 과정목표가 세워졌다 하더라도 최종 목표를 정확히 모두 알고 있다면 그 함정에 빠지지 않죠.
침식되는 목표 (Eroding goal)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즉 누군가의 행동과 결과가 새로운 표준이 되어 모두가 목표를 낮게 잡는 경우입니다. '아, 저만큼만 해도 되는구나.' 하는 순간 심리적 기제가 발동해 기대치와 활동의 입력을 동시에 줄입니다. 하나 둘씩 서서히 또는 급격히요. 이 병이 한번 조직에 퍼지면 고치기 힘든 고질병이 됩니다. 제일 고치기 힘들어 경계해야 한다 앞에 말했던거죠. 하다보면 누군가가 성과가 안 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게 안 좋은 성과라는것을 명확히 짚어둬야 합니다. 복잡계의 솔루션에선, 탁월한 성과와 사례를 지속적으로 알려주라고도 합니다.
서두의 제 우려가 그냥 직원 하나 더 잘하라는 당부가 아님을 아시겠지요. 새로 합류했다든지, 성향 등 일견 이해가는 이유로 저성과를 용인하다 보면 원래 잘하던 다른 직원들의 목표와 기준이 침식될 수 있습니다. 저성과자 한명을 넘어, 더 큰 비용이 드는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빨리 기존 선수들의 표준적 성과에 따라오도록 잘 교육하고 가이드하는 한편, 조직내 기존 팀원들에겐 완화된 표준이 임시적이란 점을 명확히 해주고, 바라건데 그들이 신규 직원을 곁에서 도와주면 효과가 좋습니다.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