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토니 이번에 우리 조직구조를 매트릭스 조직으로 바꿀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속으로) '또요?'
이 조직은 원래 매트릭스였다가 몇달전 사업부로 바꿨는데, 문제가 보여 팀원들이 강하게 의견을 내나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은 사업부냐 매트릭스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일하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 Tony's Point
조직형태는 짧은 담요와 같습니다. 머리까지 덮으면 발이 시렵고, 발이 따뜻하자면 상체가 춥습니다. 매트릭스와 사업부 조직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때문에 어느 한 구조가 우세종이 되지 못하고 혼재합니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우열을 가르기보다 우리 조직의 특성과 조직단계에 맞게 운영해야지요. 더 중요한건, 어느 형태든 일하는 문화를 우회하는 방법은 없다는 점입니다.
이 글이 필요한 사람
회사가 성장 단계를 거치며 인적 자원이 여긴 남고 저긴 모자라는 상태가 보이는 조직
중요도에 맞춰 인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분.
⏭️ 이 글이 필요 없는 분
조직이 작거나, 크더라도 이미 한 몸처럼 잘 움직이는 분은 이 이후를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 심층적내용
매트릭스 조직(matrix): 기능별로 팀이 있고, 기능 팀에서 선발하여 프로젝트 별로 인원이 할당됩니다. (Backend, frontend, design, marketing 등)
장점
기능 별로 팀이 편제되어 상호학습이 용이하고 커리어 개발이 효율적임
인원을 최대로 활용 가능
단점
기능별 팀장과 프로젝트 팀장이라는, 고전적인 two boss 문제(상충 시 누구말을 따를것인가)
프로젝트 배속 및 전환 시, 매번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비용 문제
기능팀 전체와 개별 팀원의 우선순위 혼란 가능성 농후
사업부 조직: 제품 또는 사업별로 조직을 구성하고 필요한 기능을 사업부에 내재화
장점
의사결정 및 실행이 빠름
1인 1목표에 가까워 포커스가 명확하고 투명함
단점
조직간 소통이 필요없다보니 사일로(silo) 현상이 고착화
어디의 어느 기능은 남고 어딘 모자라는 인원 과부족의 상시화
시급성과 정치적 안배가 겹치면, 인원 재조정보다 신규채용이 쉬워 조직은 점점 비대해짐
소형 사업부엔 기능별 인원이 적어, 전문성 계발하기가 어려움
이 각각의 장점을 취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형태도 있지만 잘못 운영하면 둘의 단점만 결합되기도 하니 일단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장점을 보고 조직 개편을 해도 단점을 보완할 확고한 방도가 없으면 바로 단점이 돌출되는게 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짧은 담요 문제'라고 부릅니다.
어느 경우든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조직구조에만 기대서는 대부분 실패합니다. 서두의 사례처럼요. 전 크게 두가지를 강조합니다.
1. 우선 순위 정렬
어느 기능, 어느 제품의 팀이건 회사의 우선순위 1, 2, 3이 뭔지 똑같이 알고 있다면 문제는 많이 해결됩니다. 비록 내 제품, 내 기능이 1번 우선순위가 아니더라도 그걸 같은 수준으로 이해하고 인정하는거죠. 이게 말은 쉽지만 사람 마음 건드리는 문제라 두루뭉술한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대표든, 임원이든, 팀장이든 '좋은 뜻으로' 전사적 우선순위와 다른 이야기를 할때 문제는 자라납니다.
2. 의사소통
양대 구조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을 어디에 놓느냐입니다. 사업부는 타 조직과 커뮤니케이션을 덜 해도 되게 만들어 비용을 줄이되, 인적 재무적 비용을 각오한 방법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한계를 모두 알면서 인원의 과부족을 대화로 풀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문화가 되면 사업부가 단순하고 선호되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대다수가 사업부 중심의 하이브리드 형태를 선호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반면 매트릭스는 적은 인원을 극대화하여 사용하면서도 조직의 역량을 전체적으로 빨리 성장시켜 좋지만, 극심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PO, 기능팀장이 가져갑니다. 인성도 좋아야하고 커뮤니케이션 스킬 면에서도 좋아야합니다. 즉 훌륭한 기능팀장을 보유하거나 곧바로 육성할 요량과 각오가 없다면 조직은 수시로 마비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결론
순수한 사업부나 매트릭스는 잘 안쓰고 일정부분 하이브리드 형태를 많이 사용하고 저는 이 점에 주목합니다. 결국 극단적인 형태가 아니라 문제가 잠재할 뿐입니다. 최고의 효율도 효과도 달성 안되기 쉽고요. 왜냐면, 가려져 있는 조직의 문제가 어느 순간 튀어 나오니까요. 그래서 만약(what if)의 사고는 좋은 테스터가 됩니다. 우리조직을 매트릭스로 바꾼다면 무슨 일이 생길건가. 취약점은 무엇인가. 또는 반대로요. 이때 구체적인 사람 이름을 놓고 깊이 생각해야합니다.
아, 그리고 조직규모가 작을 땐 매트릭스도 그런대로 작동해요. 커지면 비효율 감수하고 사업부로 바꾸는 이유도 잘 음미하면 조직의 형태에 대해 통찰을 더 가지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제 뉴스레터인 Tony in Weekly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구독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