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 제2편 번 돈이 얼마인지 알려주는 손익계산서 보는 법
1. 변하지 않는 원칙 (1)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제2편
제가 경영학과를 나왔는데요. 경영학과를 가면 회계를 배웁니다. 그런데 그게 회사 가서 기억이 날까요? 족보로 공부한 덕에 학점은 나왔지만, 솔직히 하나도 기억이 안 났습니다. 그 덕에 회사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바로 "너 경영학과 맞냐?, 회계 안 배웠어?"였습니다.
벌어서 남은 돈을 계산하려면 ‘번 돈’과 ‘쓴 돈’을 알아야 합니다. ‘번 돈’에서 ‘쓴 돈’을 빼면 ‘남은 돈’이 되는 거니까요. 그 ‘남은 돈’이 바로 소득이죠. 소득을 가지고 세금을 계산합니다. 그래서 소득세죠. 그렇다면 ‘번 돈’과 ‘쓴 돈’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가계부에는 '들어온 돈', '나간 돈' 이렇게 쓰죠. 기업이 쓰는 가계부는 '차변', '대변'이라고 구분해 놓고 번 돈은 대변에 '수익'으로 적기로 하고, 쓴 돈은 차변에 '비용'으로 적기로 합니다. 이게 바로 기업이 쓰는 가계부, '회계'입니다. 회계?! 벌써부터 '윽, 안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저 또한 학부 시절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기업에 들어가서 차변과 대변을 반대로 회계처리 해서 상사분께 혼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쓴 돈을 번 돈으로 바꿔서 회계처리했으니, 얼마나 기가 차셨을까요?
"너 경영학과라고 하지 않았나? 회계 몰라? 어떻게 차변, 대변을 반대로... 어휴..."
"죄... 죄송합니다. (족보로 공부해서... ㅜㅜ)"
운전으로 치면 액셀과 브레이크를 거꾸로 밟았다고 하면 딱 맞겠네요. 그런데 제가 지금 이렇게 여러분께 회계와 세무를 설명해 드릴 정도로 발전한 걸 보면, 여러분도 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믿고 좀 더 설명해 드려 볼게요. 천천히 보시면 어렵지 않아요.
심플하게 보면 세금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소득’은 회계 용어로 ‘이익’이 되고, ‘번 돈’은 ‘수익’, ‘쓴 돈’은 ‘비용(손실)’입니다. ‘수익 – 비용 = 이익’. 이런 구조가 회계죠. ‘번 돈 – 쓴 돈 = 남은 돈’과 똑같죠? 용어만 좀 더 고급스러워졌을 뿐입니다. 이번에는 저 간단한 구조를 조금만 더 파헤쳐 볼게요.
비상금이 50만 원 생겼습니다. 아내 몰래 이 돈을 잘 굴려서 나중에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 주식을 추천받아봤습니다. A는 대한민국은 매출이 계속 성장해야 주가가 오른다고 매출 성장이 큰 회사를 추천했습니다. B는 내실 있는 회사를 추천한답시고 A가 추천한 회사 매출의 반도 안 되는 회사를 추천합니다. 매출이 적은 대신 영업이익은 5년 동안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업이익? 매출? 도대체 무슨 주식을 사야 할까요?
저런 고민 다들 한 번씩 해보셨을 겁니다. 피 같은 내 돈을 투자해야 할 가장들이 알고 싶은 것은 ‘과연 이 회사 사업이 돈을 잘 버는 사업인가?’입니다. ‘이 회사가 은행에 이자를 많이 받나?’ 이런 것이 궁금한 게 아니죠. 회계는 여러분의 이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사업과 관련된, 즉 영업활동과 관련한 수익과 비용,
그 외 수익과 비용을 나눠서 표시해 드리겠습니다.’
회사가 사업이 잘되는지 보려면 그 사업을 통해서 ‘남은 돈’을 확인하면 게임 끝이죠. 그래서 회계는 영업과 관련하여 ‘남은 돈’인 ‘영업이익’과 그 외 활동을 통해서 ‘남은 돈’인 ‘영업외이익’을 별도로 표시해 줍니다.
순서대로 한번 볼게요. 우선 ‘영업활동을 통해서 번 돈’이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매출’입니다. 기업이 자기 사업을 위한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서 받은 돈이죠. 이때 ‘영업활동을 위해서 쓴 돈’이라 함은 ‘매출’을 위해서 물건을 사고, 종업원 급여를 지급하고, 밥 사 먹는 비용을 말합니다. ‘매출원가’라고도 하고, ‘판매비와 관리비’라고도 합니다. 쉽게 설명해 드리면, 공장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들어간 비용은 '매출원가', 본사 사무실에서 지원해 주는 분들에게 들어간 비용을 '판매비와 관리비'라고 보시면 편하실 것 같아요.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매출총이익,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차감하면 바로 우리가 알고 싶어 하던 ‘영업이익’이 됩니다. 영업하면서 얼마를 벌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죠.
이번에는 영업 외 활동을 통해서 ‘번 돈’과 ‘쓴 돈’을 구해서 ‘영업외이익’을 구해 볼게요. 영업을 잘해서 ‘번 돈’을 은행에 예금으로 넣었더니, 이자수익이 발생했다면 이건 ‘영업활동으로 번 돈’은 아니죠. 하지만 ‘번 돈’은 맞습니다. 이런 것들을 ‘영업외수익’이라고 합니다. 이자를 지급한 내역이 있다면 ‘영업외비용’이 발생한 거겠죠. ‘영업외수익’에서 ‘영업외비용’을 차감하면 ‘영업외이익(손실)’이 됩니다. 참고로 대기업들은 영업외비용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기도 하는데, 방금 예시로 든 은행 이자와 같은 금융수익, 비용과 그 외의 기타 수익, 비용으로 나누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업이익이 있더라도 이자비용이 크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홈플러스 법정관리 사례입니다. 홈플러스는 매년 영업이익을 꾸준히 몇 천억씩이나 거두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영업외비용 중에서도 이자비용과 임대료비용이 너무 컸던 나머지 적자가 수천억에 달했고, 결국 누적된 적자는 회사의 부채비율을 3,211%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죠. 덕분에 홈플러스 관련 채권을 안정적이라고 생각해서 투자한 많은 분들이 손실을 보게 생겼죠. 영업외손익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점 아시겠죠?
‘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을 더하면 세금을 계산할 수 있는 ‘전체 소득’이 되겠네요. 우리는 이걸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라고 합니다. 흔히 '세전이익'이라고 하죠. 말 그대로 법인세를 계산하기 직전의 순이익이라는 뜻입니다. 용어가 길지만 매우 직관적입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에서 ‘법인세비용’을 빼주면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당기순이익’이 됩니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세전이익, ‘당기순이익’은 세후이익이 됩니다.
이걸 표로 정리한 것이 바로 ‘손익계산서’라고 하는 재무제표입니다.
여러분이 다 아시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의 손익계산서를 한 번 볼게요.
그림. 삼성전자 2022, 2021년 손익계산서
삼성전자는 2021년에 비해 2022년에 매출은 12조 원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조 원이 감소했네요. 세후이익인 당기순이익도 6억 원 감소했습니다. 즉, 물건은 많이 팔았는데 돈이 안 되는 장사를 많이 했다는 이야기가 되네요. 좀 유식하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투자를 하기 전에 이런 수익성 악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지를 판단해 보시는 것이 꼭 필요하겠죠.
어떠신가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나요? 회계. 어렵지 않습니다. 차변, 대변 거꾸로 쓴 저도 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