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손님은 오는데, 마음을 둘 곳을 내어주고 있는가?
2025년 8월 묵호항은 낯설고도 반가운 활기로 넘실댔다. KTX와 ITX가 쉴 새 없이 실어 나르는 이방인들, 혹은 이 도시의 매력을 재발견한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감각적인 콘텐츠에 이끌린 발걸음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홀로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의 행렬이다.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커다란 헤드폰을 끼고 논골담길을 오르거나, 바다가 보이는 작은 카페 창가에 앉아 말없이 책장을 넘긴다.
이것은 분명, 우리가 오랫동안 바라왔던 풍경이다. 쇠락하던 항구 도시에 새로운 숨결이 불어넣어 지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다. 하지만 기획자의 마음 한편에서는 반가움과 동시에 서늘한 질문 하나가 고개를 든다. ‘우리는 과연 이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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