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문화기획자의 동해실험실
관광은 더 이상 ‘보는 행위’에 머물지 않는다. 머무는 방식이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시대다. 그 관점에서 문화기획자가 바라보는 동해시의 체류형 관광 경쟁력은 24시간 문화 순환구조에 있다. 바다와 산, 항만과 골목, 산업과 생활문화가 한 도시 안에서 공존한다. 문제는 자원 자체가 아니라 시간을 엮는 구조다. 동해 관광의 성패는 24시간이 서로를 지지하는 문화 순환을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3년 기준 동해시 방문객의 평균 체류시간은 270분(4시간 30분)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평균(201분)보다 69분이나 길다. 그러나 평균 숙박일 수는 1.66일로 전국 평균(1.74일)보다 0.08일 짧다. 더 심각한 것은 추세다. 2021년 292분을 정점으로 2022년 276.2분(5.4% 감소), 2023년 270.4분(2.1% 감소)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 출처: 강원일보, “동해시 최근 1년간 방문객수·숙박자수·소비 증가 반면 체류시간 하락”, 2023.11.08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212545)
방문객 수는 증가하지만 체류시간은 감소하는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해시는 무릉계곡, 추암 촛대바위, 망상해변 등 1급 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묵호항 위판장은 새벽의 활기를, 두타산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유람 전통을, 시멘트·석회석 산업유산은 근대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원들이 시간대별로 구조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오전 10시~오후 5시에 집중되어 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식당과 카페를 제외하면 특별한 문화 프로그램이 없다. 새벽 시간은 더욱 공백이다. 관광객들은 낮에 명소를 방문하고, 저녁이 되면 할 것이 없어 숙소로 돌아가거나 아예 다른 도시로 이동한다. 24시간 중 16시간이 텅 비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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