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앞에서 사람은 칼로 에이는 듯한 추위와도 같은 삶의 본질을 보게 된다. 스산한 산과 들은 하늘 아래 나 혼자인 듯한 외롭고 황량한 모습 그대로 심장을 파고든다.
사람은 혼자서는 온전하지 못함을 일깨워주기 위해 준비된 계절의 시나리오는 너나할 것 없이 따뜻한 온기를 찾아 시린 옆구리를 움켜쥔다.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인가. 난로가에서 카페에서 웃고 떠들며 정다운 사람들의 모습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성냥팔이 소녀에게는 파랑새의 꿈과도 같은 따사로움이다. 칼 같은 계절은 그렇게 잔인하다.
하지만 아무나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난롯가의 온기는 어머니의 겨울동치미와 된장찌개,진한 차 한잔에 마음을 뺏기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