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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백 자판기 Jul 25. 2022

[세종시 찻집] <틸로소피-온재점> 애프터눈티세트

정갈한 한국식 애프터눈티세트를 맛볼 수 있는 곳

정갈한 한국식 애프터눈 티세트를 맛볼 수 있는 곳
틸로소피 온재점 애프터눈 티세트의 모습

  세종시에 가게 되어 괜찮은 장소가 없을지 찾다 보니 <틸로소피 온재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틸로소피>는 온재점에도 있고 대전에도 있다고 하는데요, 우선 세종시에 먼저 가게 되었으니 <틸로소피 온재점>에 대한 후기를 먼저 남깁니다.

  <틸로소피 온재점>은 전에 방문했던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처럼 애프터눈 티세트를 한국식으로 해석해서 제송하고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론 아무래도 한국인이라 그런지 서양식 애프터눈 티세트의 구성보다 한국식 애프터눈 티세트에 더 큰 매력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서양식 애프터눈 티세트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달고, 입에 더 맞는 디저트들이 나오기 때문이려나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어떤 애프터눈 티세트를 먹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큰 유리창과 다양한 다구들
1층에 큰 유리창이 있는 가게에 들어서면 틸로소피가 보인다
입구에서의 모습, 단체석을 받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세종시에는 처음 방문해 보았기 때문에, 과연 <틸로소피> 온재점을 무사히 찾을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요 다행히도 틸로소피는 상가 건물의 1층에 크게 마련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찾기 좋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작은 가게는 아니지만, 테이블 수가 많다고 보긴 어려운 가게이기도 하고(단체석 제외), 전반적으로 톤 다운된 나무 재질로 이루어진 가게라 자칫 잘못하면 작아 보일 수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통유리창이 있어 바깥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 보니 갑갑한 느낌은 전혀 없이 차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또한 뒤편에는 큰 단체석도 마련되어 있더라구요. 나중에 가족분들이나 회사에서 단체로 방문해서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운터와 다구들. 매력적인 다구들이 많아 잠시 구입을 고민했다

  카운터 옆쪽에는 차와 다구들을 판매되어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론 깔끔한 가구들을 좋아하다 보니 이곳에 진열되어 있는 다구들 중에 탐나는 다구들이 많았어요. 집에서는 차를 잘 마시지 않기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안 사긴 했지만, 나중에 다구들을 놓고 싶은 욕심이 생기면 이곳의 다구들이 다시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뉴판
[애프터눈 티세트 가격]

58,000원(2인)
(차 2종 포함, 8000원 이상의 티는 추가 금액 있음)
틸로소피 온재점 메뉴판 1
틸로소피 온재점 메뉴판 2

  애프터눈 티세트의 가격은 2인 기준으로 58,000원이었습니다. 해당 가격에는 8000원짜리 차를 두 종류 시킬 수 있는 가격도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고를 수 있는 차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메뉴판을 한참을 보면서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저는 이날 한국식 애프터눈 티세트에 어울리는 스트레이트 티로 대만차나 중국차를 고르고 싶었는데요, 날이 워낙 맑고 덥다 보니 확 끌리는 차를 아이스로 고르긴 또 애매하더라구요. 이런 날은 과실향과 산미가 가득한 차를 아이스로 마시기에 딱 좋은 날인데. 그래서 결국 일행에게 백차를 권하고 제가 마실 차로는 루이보스 계열의 코바카바나 아이스를 골랐습니다.



전식, 그리고 오늘의 차
[오늘의 차]

백차(월광백)
코바카바나 ice
전식으로 나온 잣죽과 마늘쫑

  전식으로는 따뜻한 잣죽과 마늘쫑이 나왔습니다. 잣죽은 생각보다 슴슴한 맛이라 어라? 했는데 같이 나온 마늘쫑과 먹으니 궁합이 환상이었어요. 부드럽고 고소한 잣죽에 적당히 간장에 조려진 마늘쫑이 어우러지니 고소하면서도 짠맛의 궁합이 계속해서 먹고 싶은 맛을 만들어내더군요. 처음부터 달달한 다식들을 먹으면 그날 하루 속이 좀 안 좋아지는 기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죽부터 먹으니 확실히 속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웰컴 티와 코바카바나
개완에 나온 백차 월광백

  곧이어 웰컴 티와 주문한 차들도 나왔습니다. 웰컴 티는 날이 맑아서 그런지 약간의 과실향이 있는 맑은 차를 내어주셨어요. 맛있어서 무슨 차인지 물어본다는 걸 깜박하고 물어보지 못했네요.

  저희가 주문했던 <코바카바나>는 검은색 찻주전자에, 백차 <월광백>은 개완에 담겨 나왔어요. 개완 한가득 월광백을 담아주신 걸 보니 평소보다 좀 더 여러 번 우려서 마셔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차를 내어주시기 전에 개완으로 주실지 아니면 찻주전자에 주실지 물어보시기 때문에 개완 사용이 부담스러우신 분은 찻주전자에 내어주셔도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차 맛은 기대 이상으로 <코바카바나>가 굉장히 제 취향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루이보스를 좋아해서 루이보스 차를 자주 마시곤 하는데, 루이보스 특유의 향에 과실향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당히 가미되어 있으니 차갑게 마시기 딱 좋더라구요. 일행은 가향차를 힘들어하다 보니 월광백을 더 마음에 들어 했지만, 저는 그 덕분에 코바카바나를 실컷 마실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물론 월광백도 여러 번 우려 마실 수 있다는 것을 구실로 열심히 뺏어 먹었어요. 역시 맑은 여름엔 가벼우면서도 밝은 백차나 청차, 혹은 과실향이 가미된 가향차가 좋은 것 같습니다.



2층과 다식 트레이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세트
[애프터눈 티세트 구성]

감태말이, 코코넛휘낭시에, 쌀카스테라, 판나코타, 오란다
파운드케이크, 양갱, 피칸강정, 보늬밤, 과일정과, 유자찰빵, 미니화채
틸로소피 온재점 애프터눈 티세트 전체 샷

  애프터눈 티세트의 전체 구성은 총 15가지의 음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전식, 후식 포함) 우선 본식에 해당되는 음식은 2층 트레이와 별도의 다식 트레이에 담겨서 나오는데요, 구성도 다양하고 보는 재미도 있다 보니 한참을 사진 찍으며 감탄했던 것 같아요.


2층 트레이 구성

  2층 트레이는 보통의 애프터눈 티세트의 법칙과는 달리 1층에 가벼운 다식들이 있고 2층에 무거운 파운드케이크들이 놓여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식사 메뉴로 해당되는 빵들이 2층에 세 종류나 있기 때문에 결코 양이 적다고 말하긴 어려운 구성이었습니다. 

  먹다 보니 놀랐던 건 다소 실험적인 메뉴가 있는 1층 메뉴와 달리 평범하다 생각했던 2층 메뉴들의 맛이 상당히 훌륭했다는 점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 어떤 가게에 가건 그곳의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아야 한다는 주의이기도 하고, 독특한 음식을 좀 더 좋아하기 때문에 오히려 평범한 메뉴들에게선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흔한 메뉴일 수 있는 2층에 있는 파운드케이크들 맛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개인적으론 세 종류의 파운드케이크 중에 레몬 파운드케이크 맛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2층뿐만 아니라 1층 메뉴들 역시 재밌는 메뉴들이 많아 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유자 찰빵의 쫀득한 맛도 좋았고, 오란다도 맛있었어요. 특히 감태에 만 떡은 생각해 보면 흔한 메뉴였을 수도 있는데 간장이 주사처럼 꽂혀있는 걸 보니 보는 재미도 있고 짜서 먹는 재미도 있어 애프터눈 티세트 구성에 톡톡한 감초 역할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1층 구성 상세 샷과 후식 오미자 샤베트

  1층은 트레이에 나온 것보다 좀 더 달고 가벼운 다식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이는 오설록 애프터눈 티세트 구성의 방식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설록에서도 애프터눈 티세트와는 별개로 1층에 다식 트레이를 별도로 놔주었거든요. 틸로소피 온재점에서 애프터눈 티세트 이외에 다식 트레이도 별도로 주문할 수 있는데, 해당 다식 트레이와 같은 메뉴이려나? 싶기도 합니다. 만일 같은 구성이라면 애프터눈 티세트를 드시기에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이 다식 트레이만 시키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 3개의 트레이 중 가장 만족스러워했던 트레이가 다식 트레이였거든요. 호두강정과 밤 조림, 그리고 과일정과가 이 트레이에 있었는데 셋 다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특히 호두 강정은 무한으로 먹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조금 물릴 때쯤 부드러운 판나코타를 한 입씩 떠먹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전반적으로 양적으로도 맛적으로도 만족스러운 구성이었습니다.

  마지막 후식으로 오미자 샤베트가 나오는데, 상큼하면서도 톡 쏘는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오미자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마지막 후식까지도 만족스럽게 먹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찻집 총 평
정갈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든든한 애프터눈 티세트
세종시에 들릴 때마다 가고 싶어요


한국식으로 잘 구성된 애프터눈 티세트

  한국식 애프터눈 티세트로 <오설록 1979점> 애프터눈 티세트와 약간 비교해 보자면 <오설록 1979>점은 다소 실험적인 메뉴가 많고 당도가 조금 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틸로소피 온재점>은 <오설록 1979>점 보다 호불호가 덜 하고 식사로 할만한 메뉴가 좀 더 있어 호불호가 다소 덜 한 구성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두 지점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디가 특출나게 좋다고 말하긴 어렵고, 두 지점 모두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전반적으로 구성도 좋고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장소였기 때문에 세종시에 들릴 일이 있으면 항상 예약해서 가게 될 것 같아요. 다음번엔 애프터눈 티세트 말고 다식 트레이에 차를 마시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계절마다 또 다른 메뉴를 맛볼 수 있다면 그 계절에 맞는 맛을 느끼려 애프터눈 티세트도 또 예약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립 세종 수목원 - 사계절 온실
국립 세종 수목원 - 한국식 정원

  근처에는 <국립 세종 수목원>도 있기 때문에 차를 다 마시고 나서 관광 겸 산책으로 수목원 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사계절 수목원도 좋고, 한국식 정원도 정자와 함께 이쁘게 꾸며져 있기 때문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만일 이곳을 보지 않고 세종시를 떠났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습니다. 틸로소피에서 만족스러운 티타임을, 그리고 수목원에서 자연 풍광을 즐기며 산책을. 관광 코스로 딱 좋지 않나요? 만일 세종시 가시게 된다면 이 코스 강력 추천드립니다!



틸로소피 온재점 상세 정보

틸로소피는 세종시에도 있고, 대전에도 본점이 있습니다.

    주차 가능  

    애프터눈 티세트는 예약 필수(네이버 예약)  

    별도 문의 시 티 클래스 및 다회 예약 가능  

    운영 시간 : 11:00~20:00 (매달 2,4번째 화요일 정기 휴무)

인스타 주소 : @tealosophy_sejong_onjae 

https://www.instagram.com/tealosophy_sejong_onjae




함께 보면 좋은 포스팅 <오설록 티하우스 1979점>

한국식 애프터눈 티세트에 대해 더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teabagbox/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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