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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그업 Jan 11. 2016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이 책은 스타트업 바이블이 될 것이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작가: 권도균

출판: 로고폴리스

발매: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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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강의를 시작하며

 제1강 문제는 경영이야, 바보야! 

 제2강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제3강 기업가 정신과 창업가 자질 

 제4강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제5강 흐르는 강물에 배를 띄워라

 제6강 지금, 당장 시작하라

 제7강 이윤보다 고객을 사랑하라

 제8강 직원이 아닌 협력자를 구하라

 제9강 실패로부터 배워라

 제10강 지식의 배움에서 행동의 배움으로

 제11강 비전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제12강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



책을 읽을 때 항상 두 번 읽는 습관이 있다. 처음 읽을 때 그 페이지의 내용이 마음에 들면 모서리를 접어둔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그렇게 저장한 모서리들을 찾아 다시 한번 읽는다. 이 책은 접어둔 모서리가 없다. 맘에 드는 페이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반대로 접다가 너무 많아서 아 이건 그냥 통째로 다시 읽어야겠구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을 다 본 나는 화랑이(우리 스타트업 대표)에게 읽어보라고 건넸고, 책을 다 본 화랑이는 다시 모든 팀원이 이 책을 돌려 읽게 했다. 이후 우리의 대화에 재밌는 요소가 하나 생겼는데, "권도균도 그렇게 말했잖아"라고 얘기하면 대화는 그걸로 끝이 났다. 아참 그렇군 그럼 더 얘기할 필요는 없지, 라는 듯 그대로 입을 닫았다. 모두 이 책을 인정한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가 책을 잘못 쓰면 흔히 '포카칩' 같은 게 나온다. 질소 같이 무가치한 말들의 함량이 80%, 먹을만한 내용이 20% 정도 되는. 근데 그 MSG 가득한 20%의 말이 짭짤해서 그래도 잘 팔리는. 이 책은 아니다. 통찰로 꽉 차있다. 자랑하려고 작정하면 자랑할 게 너무 많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자기PR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팩트만 살짝 언급하고 서둘러 문장을 닫는다(권도균 선생님은 물론 대단한 사람이다. 5개 기업을 창업해 모두 성공했으며, 그중 2개를 코스닥에 상장하고 1개를 4천억원에 매각한 말도 안 되는 인물이다).



쉽게 썼다. 사업가 그리고 프라이머 대표로서 경험한 흥미로운 사례들과 영화, 책, 교양지식 등을 예시로 들어 읽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쉬운 문장이 깊다. 그런 통찰은 좌충우돌 세월을 뚫고 나아간 사람만이 체득하는 것들이다. 읽는 사람의 함량에 따라 무게가 달리 느껴지는 말들이다.


흠 너무 칭찬만 했나. 굳이 흠을 꼽자면 조언 누적에 따른 피로감 탓에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다는 점이다. 다행히 나에겐 그렇게 들리지 않았지만 두번 째 읽을 때는 사실 아슬아슬 했다. 전부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많긴 하다.


하지만 누가 물어보면(그럴리는 없지만) 권도균 선생님은 소위 '까방권'을 획득하셨다고 답하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이 귀한 공부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읽지 않았다면 최소 몇 달은 돌아갔을 것이다. 더욱이 우리 스타트업이 기존 프로젝트와 새 프로젝트 사이에서 과도기를 겪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방향설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총 12개의 챕터를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1장 = 스타트업 성공신화는 환상일 뿐이다


“우연처럼 보이는 기회가 내 손에 들어왔다 나갔다 하고 있을 때 그것이 성공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영웅적인 활동과 실행이 아니라 지극히 지루하고 반복적이며 끝이 없어 보이는 탐침 활동의 연속이 바로 불확실한 미래로 점프하는 창업가의 성공 자질이다. 이것이 스타트업 경영의 첫걸음이자, 바로 린 스타트업이다.” (22 page)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사람은 다들 안다. 사실 언론의 말처럼 스타트업의 일상은 반짝반짝하지가 않다. 스타트업을 하는 건 작은 성공과 작은 실패들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일이라는 느낌이다. 즐겁지만 고되고, 자신감 넘치지만 막막하고, 반짝이는 일에 있어서도 대체로 대책없이 반짝이는 나날들이다.


권도균 선생님은 스타트업의 일상은 지루한 프로세스를 끈기있게 따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오랜 기간 동안 실행하고, 실패하고, 배우기를 반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동의한다.



2장 =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창업 경험은 이론 교육과 더불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배우는 교육의 중요한 한 축이다. 모든 사람이 다 사업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경험한 사람이 될 필요는 있다. (...)
이제는 불확실한 위험을 피해 숨을 수 있는 안전한 곳이란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환경에서 살아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38 page)


이 챕터에서는 누구라도 반드시 창업을 해보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어떻게 첫 발을 떼어야 할지에 대해 조언해준다.


권도균 선생님의 말이 평소 내가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로 생각하던 내용과 같아서 반가웠다. 스타트업은 무조건 남는 장사고, 안 하면 손해라고 생각한다. 최근 두산에서 신입사원을 명예퇴직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기사를 봤다. 대기업이 안정적이라고 누구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실력을 키우는 게 가장 안정적인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겁나 오래 산다는데, 그 긴 시간 동안 밥벌이를 하려면 뭐라도 잘하는 게 있어야 한다. 정년퇴직 이후에 일 안해도 내 가족을 먹일 돈을 젊어서 벌어놓거나, 아니면 사회에서 내가 계속 쓰임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트업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다. 설령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망한다 한들 열심히만 하면 빠르게 실력이 쌓이기 때문이다. 당장 1년에 돈 천만원 더 받아서 뭐 하겠는가. 소고기 사먹겠지. 2~30대는 돈을 버는 시기가 아니라 실력을 키우는 시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3장 = 기업의 이익은 경영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긴 하지만 기업의 이익은 목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즉 이익은 경영의 목표가 아니라 결과다. 이익을 위해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필요와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는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이를 잘하면 성공한다. 이것이 경영의 핵심 원리다.” (74 page)


이 말은 따끔했다. 많이 반성했고, 우리도 생각을 고쳐먹었다. 으 알고 있었는데 왜 까먹었을까. 이제 잊지 말아야겠다. 


이 챕터는 이른바 기업가정신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돼있다. 이 내용들은 결국 '기업의 첫째 과제는 자생력있는 지속가능성을 갖추 것'이라는 말에 이르는데, 책의 후반부에서 더 자세히 다뤄진다.



4장 =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1.1'이다


권도균 선생님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의 5단계를 제시했다. 올라갈수록 별이 다섯 개!



 비즈니스 모델의 5단계


 1단계 - 재미와 흥미를 주는 것

 2단계 - 있으면 좋은 것

 3단계 - 필요한 것

 4단계 - 없으면 안되는 것

 5단계 - 고통스러운 것(=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 것)



흔히들 꿈꾸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말했다. 권도균 선생님은 여러 스타트업들을 만나오며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이라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개선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혁신이라는 건 0에서 1을 만드는 게 아니라, 1에서 1.1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생각을 가장 밀도있게 함축하는 문장들은 6장에 나온다.


“‘창의, 혁신’ 하면 뭔가 신기한 것, 새로운 것, 참신한 것, 거창한 것으로 쉽게 오해한다. 과거에 본 적 없는 뭔가 독특한 것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도 한다. 누가 ‘창의’를 그렇게 가르치는가? 창의는 온갖 잡음 속에서 원리를 이해하고 기본 위에 서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혁신’은 그 기본을 지금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다." (137 page)
“‘창의와 혁신’을 원하는가? 지금 하던 일을 더 열심히, 깊이 들여다봐라. 창의와 혁신을 과대 포장하는 사람들에게 현혹되지 마라.” (139 page)


스타트업들이 쉽게 얘기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 "로켓에 올라타라"는 말은 사실 나도 듣기 싫었다. 요 몇년 사이 청춘이라는 단어가 듣기 싫어진 것과 같은 이유로,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하는데는 기성의 틀에서 나와 뭔가 다르고자 하는 욕구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왜 스타트업들까지 그렇게 똑같은 말만 하는 걸까. 왜 사업도 행동도 남의 것만 따라하는 걸까.



5,6장 =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두 챕터에선 이제 좀더 구체적인 실행방법에 관해 조언한다.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을 때는 마치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사무실을 임대하고, 법인 설립과 등록을 하고, 직원을 채용하고,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제품 기획 회의를 하고, 조직 워크숍을 하면서 사업이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혹시 ‘준비하는 과정’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오해한 게 아닐까? 열심히 왔다갔다는 하는데 정작 앞으로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게 아닐까?사실 이런 활동들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정작 사업의 본질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한 명의 고객이 생겼는가? 단돈 1000원이라도 벌었는가? 아니면 목표로 하는 잠재 고객과 시장에 대해 이전에 알지 못헀던 것 어떤 하나라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가? 그렇지 않으면 한 걸음도 전진하지 않은 것이다.” (136 page)
“창업하면서 개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법인 사업자로 등록할지 고민한다. 두 가지 선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제3의 선택, 즉 ‘무사업자’를 추천한다. 사업자 등록이 사업의 시작은 아니다. 가능하면 가볍고 부담 없는 상태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며 쉽게 실패하고, 쉽게 흩어지고, 쉽게 다시 모일 수 있는 게릴라가 되어야 한다. 사업자 등록은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고 공동 창업자와 더 이상 헤어질 수 없고, 제법 큰 매출이 생겨서 세금계산서를 직접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나 외부 투자를 받게 된 맨 마지막에 할 것을 권한다.” (139 page)


실행과 측정과 분석의 중요성, 즉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린스타트업의 경쾌한 리듬을 갖추라고 했다. 좀 부족하더라도 일단 실행하고, 실패한다면 실패를 통해서 배우라고 말했다. 역시, 하나하나 값진 공부가 되는 말들이었다.



7장 =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진심'이다


고객을 숫자로 대하지 말고 사람으로 대하라고 말했다. 결국 길게 보면 진심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했다.


사실 여기는 상대적으로 내용이 좀 없었던 것 같다. 7장은 전체 중에 가장 약한 챕터였다.


8장 = '직원들'이 아닌 '협력자들'이 모여야 일이 된다


스타트업을 경영하며 어떤 사람을 언제 찾아나서야 할지, 경영자로서 팀원을 대하는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들이다. "리더로 성장하는 매니저는 자기 일을 다 하면서 부하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말과, 경력과 명성에 속지 말고 실력을 보라는 말이 좋았다. 그런 사람은 물론 만나기가 무척 어렵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인복이 있는 것 같아 든든했다. 나는 화랑이를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동시에 화랑이 입장에서도 나를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결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사이이라면 협력자가 맞을 것이다.



9장 = Win or Learn, Never lose


언젠가 극장에서 'Win or Learn, Never lose'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말이 생각나는 내용들이었다. 여기서는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들과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권도균 선생님이 창업자로서, 또 엑셀러레이터로서 직접 경험하고 가까이에서 보며 쌓은 지혜들이었다. 우린 아직 성공을 못해봐서 실패도 못한다 흑흑. 그래도 역시 들어두면 도움 되는 이야기들이었다.


10장 = 역시 공부가 중요하다


10장에서는 주로 데이터 분석에 관한 이야기와 9장에 이어 스타트업이 빠지기 쉬운 함정들을 경험적 사례들에 더해 이야기한다. 무슨 그로스해킹이니 AARRR이니 여기저기서 강조하다 싶이 실행-측정-분석-개선의 프로세스는 무척 중요한 것 같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한 이유는 단 하나, '공부'일 것이다.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이고, 한번 해본 뒤에 반복하면 전보다 잘할 수밖에 없다. 놀랍게도 그 당연한 사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1장 = 자생적인 지속가능성을 갖추는 게 먼저다


“작은 개미는 10층 빌딩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다. 그러나 코끼리는 3층 빌딩에서 떨어져도 중상을 입거나 죽는다.” (246 page)


“IT 분야 스타트업들은 ‘용역을 해야 하느냐, 하지 말아야 하느냐’ 의견이 분분하다. 용역 때문에 본래 하던 일을 하지 못해 회사가 실패했다면서 용역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용역에 한번 발을 들이면 계속 끌려들어가 벗어날 수 없는 개미지옥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들이다. (...)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용역을 해야하는가의 질문은 마치 ‘가장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직장에 나가야하는 가?’라는 질문과 같다. 회사가 직접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로 매출을 내지 못한다면, 용역이라는 상품을 통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 내가 창업했던 초기 회사들도 초기 2~3년간은 용역으로 유지했다. 심지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들도 외부 강의를 하고 받은 강사료를 보태 직원 급여를 지급하거나, 홈페이지/인트라넷 개발 용역을 했다고 한다.” (252 page)


그리고 11장이다. 이 챕터가 무척 도움이 됐다. 권도균 선생님은 비전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며, 볼륨을 작게 유지해 리스크를 줄이라고 말했다. 욕심 내지 말고 안으로 딴딴해지라는 소리였다. 또 '용역의 일타삼피 효과'를 강조했다. 용역은 악이 아니며, 돈과 경험과 B2B사업분야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투자를 받는 것도 결국엔 빚을 쌓는 일이고, 절대 필수가 아닌 옵션일 뿐이라고 했다.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고, 지금의 우리가 꼭 필요했던 조언이었다.


“지속 가능한 매출이 없어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돈 벌 일을 찾는 것이다. 둘째는 비용을 줄이는 일이고, 이는 인원을 줄이는 일도 포함된다. 셋째는 본업에서 획기적인 지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세 번째까지 완성이 되면 마지막으로 투자자를 접촉할 때가 된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은 이 순서의 반대로 실행한다.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투자금으로 위기를 넘기겠다는 생각으로 투자자를 만나지 마라. 투자 요청이 아니라 구걸이 될 위험이 있다. 너무 조심하면 기회를 놓쳐 비전을 달성하지 못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비전보다 생존이 우선이다. 스타트업에서 의사 결정할 때 항상 고려해야 하는 공식이다.” (265 page)


이 책을 돌려 읽고 나서 우리는 외주사업팀을 꾸리기로 결정하고 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다만 외주를 하되, 소모적인 외주는 하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자체서비스로 어느 정도 매출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많은 외주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돈 쓰는 재미가 뭔지도 모른다. 그러니 필요한 만큼만 작게 받아서 외주지만 자체서비스처럼 한땀한땀 제대로 만들기로 했다. 공부가 되는 외주를 하기로 했다. '돈, 경험, B2B사업분야의 경험'의 다른 말은 '자생적인 지속가능성, 개발실력, B2B 분야에서의 노하우'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내년 중순까지의 이걸 먼저 하기로 마음먹었다.



12장 =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는 마지막 챕터의 실제 제목이다. 날카로운 일침 뒤에 사탕이라니. 선생님은 밀당을 아는 남자다.


마지막 장에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윤리의식'을 강조했다. 권도균 선생님은 이를 '수비탁구'에 비유했다. 선생님은 지인들 사이에서 탁구를 꽤 하는 편인데, 그 비결은 수비탁구에 있다고 한다. 서브만 강하게 때리고 기본적으로는 수비적인 운영을 한다. 그럼 상대는 대부분 무리해서 공격을 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나온다. 이런 요지의 이야기였다.


“내가 5개의 회사를 창업해 십여 년 동안 경영하면서 하나도 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열심히 그리고 잘한 것보다 단지 회사를 투명하고 건강하게 운영한 것이 주된 이유였음을 깨달았다. 회사를 정상적으로만 경영해도 그 회사는 경쟁력이 있다. 왜냐하면 많은 경쟁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사업의 성공률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나쁜 짓 하지 않고 가만히만 있어도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 것이다. 수비 탁구의 원리와 같다.” (283 page) 


12장은 우리 같은 쪼렙 스타트업 말고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치며


이 책을 읽고 우리가 느낀 감정은 어쩐 일인지 ‘힐링’이었다. 마치 우리를 다 알고있고, 그래서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한테 속에 쌓아둔 고민들을 시원하게 얘기하고 난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 사람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들은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이 책은 정말 좋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은 언젠가 스타트업 바이블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리뷰는 저자 및 출판관계자에게 아무 대가를 받지 않은 비상업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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