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보다 걱정되는 거 운동을 못하는 거예요
2025.04.13
며칠 전부터 어금니가 묘하게 욱신거렸다.
씹을 때마다 뭔가 불편하고, 잇몸도 부은 것 같아서
조심스레 치과를 찾았다.
촬영된 사진과 상황을 보신 원장님이 말하셨다.
"염증이 좀 있어서... 발치 후에 임플란트 진행하셔야겠네요."
그리고 그 순간,
나의 첫 질문은 아주 명확했다.
"수영해도 되나요?” "다음 주에 대회가 있어서..."
원장님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셨다.
"보통은 ‘얼마예요?’부터 물어보시는데요..."
그렇다. 나는 보통의 환자가 아니라,
수영 대회를 앞두고 있는 환자다. 예정된 레이스에 참가해야 한다.
지난달 코막힘이 심해져서, 결국 비중격 수술을 하기로 하고,
검사를 위해 방문했는데,
문득 다가오는 마라톤 대회가 생각이 났다.
검사를 다 받고, 선생님이 설명을 이어가시는 중...
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마라톤 대회가 있는데 대회 마치고 수술하면 안 될까요..."
결국 연기..
진료실은 잠깐 조용해졌다.
"운동을 참... 열심히 하는시는군요..."
그 말이 이상하게 자랑스러웠다.
나의 일상은 이렇게 돌아간다.
운동 스케줄과 병원 스케줄이 부딪히고,
회복 기간과 대회 일정이 겹치고,
치료 계획표보다 운동 루틴이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다.
병원 문을 나서며 생각했다.
“진짜 내가 제일 먼저 물어본 게 ‘수영해도 되나요?’였구나.”
근데 또 한편으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운동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건,
내가 나를 또 다른 방법으로 잘 돌보고 있다는 뜻 아닐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