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정말 언제 오니
2025.04.06
러너 인생이라 말하기 부끄럽지만,
일주일에 몇 번 안 되는 소중한 러닝 스케줄이 나에겐 참 중요하다.
보통은 주말 2번, 운이 좋으면 평일에 한두 번 정도.
이 루틴이 유지되어야 마음도, 몸도 편안해진다.
지난 토요일, 비님 강림하여 자동 결석 처리 되시고
“이런 날은 푹 쉬어야지~” 하면서도, 마음 한편은 아쉬움 폭발하며, 들락날락 발만 굴렀다.
이러다 러닝 앱 한 주 성적표에 구멍 뚫리는 거 아냐? 했지만
비소식 없다는 구글 날씨를 보고 일요일 아침을 기다려 본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비 소식 없음! 눈이 번쩍 떠졌다.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이것저것 챙기면서
기온도, 체감 온도도 확인하지 않은 채
그냥 한여름 러닝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섰다.
따뜻한 봄기운을 상상하며, 여의도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은 노들 쪽으로 가서 잠수대교를 반대로 돌아보기로 했다.
근데 말이야…
개.추.웠.다.
진심으로, 바람이 내 뺨을 후려치고 러닝 캡이 정승갓처럼 위로 떠서 뛰었다.
한강에서 뛰는 사람?
“다들 오늘 안 뛰나…? 나만 몰랐던 날씨 정보 있나…?” 일찍 나온 건가?
좋으면 가다 사진도 찍고 하는데 후반 전혀 사진이 없다.
어서 벗어나고 싶었나 보다.
그렇게 눈물 찔끔 흘리며 10K 한 바퀴 돌고 나니,
개운함 보다는 땀에 젖은 옷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어 더 추워지기 시작했다.
러닝을 마치고도 개운함보다는 으슬으슬함이 먼저 느껴졌다.
그리고 그 순간…
태양이 고개를 내밀며 이제 따뜻해진다며 환한 햇살 흠뻑 내려주었다.
햇살이 반짝, 나를 비웃는 듯한 것 같기도 하고...
더 열심히 자주 나오라는 것 같기도 하고...
난 조용히 집으로 천천히 걸으며 왠지 모를 서운함과 불만족이 마음에 남았다.
아직도 발끝은 얼얼, 마음은 약간 쓸쓸하지만,
뭐 그래도 뛰었잖아. 그럼 러닝이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