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플롯은 재미가 없지
https://brunch.co.kr/@e5c821d0bd7b442/340
과장일지 모르지만 인간의 역사는 불편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빠르게 갈 수 없다는 불편함이 바퀴를 만들었고, 새처럼 날 수 없다는 불편함이 비행기를 만들었으며, 한 번에 한 개만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산업 혁명을 가지고 왔다.
우리는 불편함을 느껴야만 발전할 수 있다.
불편함은 말 그대로 편하지 않은 상태다. 인간은 방법은 모르지만 어떻게 하면 편해질지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 옛날 고대인들도 방법은 모르지만 기록할 수 있는 규칙이 있으면 편해질 것을 알아 문자를 만들었다. 마찬가지로 방법은 몰랐지만 빠르게 이동하면 편리해질 것을 알아 바퀴를 만들었다.
불편함이 변화의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지만, 변화해야 한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불편하지 않다면 고칠 필요도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게 동기와 욕구는 부정적인 경험을 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불편하거나, 부당하거나, 억울한 상황에 닥쳤을 때 인간은 동기와 이유를 찾는다. 좀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좀 더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 좀 더 높은 권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들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황보다, 불편함을 겪게 만드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이 억울한 상황을 겪고, 불합리한 상황으로 상처를 받은 후 복수를 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에 너무 익숙하며, 큰 의심을 하지 않는다. 눈앞에서 부모님의 죽인 원수를 처단키 위해 목숨 걸고 수련을 하고, 자신을 무시하는 세상에 복수하기 위해 능력을 키우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오히려 아무런 부족함이 없고, 똑똑하고, 잘생기고, 주변에서 사랑만 받는 한 아이가 갑자기 최배달처럼 산속에서 수련을 한다고 하면 이상하다. 어떤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르고 싶다는 욕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이야기 속에 실패와 불편함이 있지 않고, 승리하고, 쟁취만 하는 플롯이라면 우리는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서, 불편함과 억울함을 통해서 좀 더 나은 방향과 방법을 찾으려는 본능이 있음을 안다.
한 드라마에서 최고의 살 수가 제자를 가르치면서 한 말이다.
지금 당신이 불편함과, 억울함과, 위험과, 어려움에 빠져 있다면, 이는 당신의 인생에서 당신이 좀 더 나아지고 강해질 수 있는 시작점에 서있는지 모른다. 일단 죽으면 안 되니까. 죽지 말고 최대한 버티자, 버티기만 해도 우리는 그만큼 강해진 셈이고, 절반의 성장을 이룩한 것이다.
https://brunch.co.kr/@teamturtle/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