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콘텐츠는 콘셉트가 가장 중요한 법입니다.
정반대의 단어가 모여서 강렬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입니다.
무릇 이야기란 결이 다른 사람과의 만남과 충돌에서 시작된다. 결이 다른 사람들이 각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로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반응과 이해로 벌어지는 이해의 충돌 내지는 오해에서 비롯되곤 한다. 우리는 종종 다른 것들의 충돌에 호기심을 갖곤 한다.
빛과 어둠,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사랑과 증오, 성공과 실패, 진실과 거짓, 자유와 구속 등 단어들만 붙여 놓았을 뿐인데 벌써 머릿 속에는 드라마 한 편이 지나간다. 우리는 알고 있다. 두 가지의 결이 다른 것들의 만남이 충돌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세상은 정반합이다.
결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건이 생기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종반에는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 이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 아닐까? 그렇기에 우리는 일련의 클리셰가 떠오르는 정반대의 단어 조합에 하나의 기대감을 갖는다.
제목과 첫 문장.
어렵게 느껴지는 이 부분을 정반대의 조합으로 채우는 것도 하나의 노하우가 될 수 있다. 독자들의 시선과 궁금증을 유발해 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제목과 첫 문장에서 이미 독자는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정반합에서 오는 추론대로 흐를 것인지, 아니면 작가의 시선으로 독특하게 꼬아 낼 것인지 독자들만의 기대와 판단으로 글을 읽을 것이다.
때로는 작가의 전략이 먹혀 기막힌 반응이 올 때도 있겠지만 클리셰를 벗겨내기란 녹록한 일은 아니다. 우리도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였기에 뇌리 속에 숨죽여 존재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또한 뻔하고 뻔한 이야기 일 테지만, 다독과 퇴고만이 이 클리셰를 벗겨낸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