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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May 24. 2024

chap63. 독자를 어디까지 의식할 것인가  

 p 200-201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누군가는 별로라고 느낄 수 있지만
그 글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자존감에 상처를 받는 순간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가 타인에게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리는 우리의 쓸모에 대해 걱정하게 됩니다. 자신의 가치에 대해 의심하며 상처받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보통 이런 것들을 "사회적 승인 욕구" 혹은 "인정 욕구"라고 합니다.


사회적 승인 욕구 (Need for Social Approval)
사회적 승인 욕구는 사람들이 타인에게 인정받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려는 강한 욕구를 말합니다. 이 욕구는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에서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 중 하나로, 소속감과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인정 욕구 (Need for Recognition)
인정 욕구는 개인이 자신의 성과, 능력, 가치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의미합니다. 이는 자기 존중감과 자아 효능감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개인이 더 나은 성과를 이루고자 하는 동기 부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인정받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성취감을 주게 됩니다. 자신이 특정 상황에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게 됩니다. 타인의 긍정 평가와 인정이 자아 효능감을 높여주게 됩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의 인정은 소속감을 고취시키고, 팀 플레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인정은 인간의 행동과 동기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관계와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우리는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으로 독자의 인정은 어쩌면 글을 쓰는 목표 그 자체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쓴 글에 독자들이 움직일 때 작가로서의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독자의 반응을 분석하고, 인기 있는 글들을 흉내 내는 것들 모두 독자들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라이킷의 숫자를 확인하고, 방문자 그래프의 꺾인 정도를 확인하는 것은 내가 독자에게 선택받고 있는 확인하고 싶은 욕구입니다. 더 많은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자, 글을 고치고, 새로운 에피소드를 찾기 위해 애써고, 글의 목차를 수정합니다. 밤새 써 놓은 글을 뒤엎어가며, 퇴고를 하는 것도 독자의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입니다. 우리는 개개인, 혹은 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인정의 욕구는 확실한 동기부여를 가져다줍니다. 글쓰기의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당신 앞에 두 가지 선택지가 놓여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각각의 선택지는 이렇습니다.


1. 당신이 쓰고 싶은 글입니다. 10개의 라이킷을 받을 수 있습니다. 3명의 구독자가 늘어납니다.

2. 독자들이 좋아할 이야기입니다. 50개의 라이킷을 받을 수 있습니다. 15명의 구독자가 늘어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빠른 성장을 위한다면 2번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의 구독자는 5배 빠르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수의 독자는 아무래도 나의 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 보일 기회가 됩니다. 일단 글을 보여줄 대상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입니다.


1번을 선택하게 되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2번 선택만큼 구독자가 모이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같은 수의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글을 써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만큼 글에 대한 연습과 고민은 더 많아질 수 있겠네요. 2번의 선택으로 내가 나의 글을 쓰려할 때보다 훨씬 더 좋은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각 선택 모두 장단이 있습니다. 정답은 없지요. 그래도 입장을 정하라 하면 저는 1번을 택해야 합니다. 저는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글도 하나의 상품이라면,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드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잘 팔리는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그 글이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이어야 합니다. 내키지 않는데, 잘 쓸 수 없는데 좋아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이유로 나와 결이 맞지 않는 글을 쓰게 되면 탈이 납니다.


보통 인정욕구, 사회적 승인 욕구의 부작용을 되짚어 보자면, 먼저 과도한 스트레스가 됩니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망과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거리감이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표출됩니다. 또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단지 좋아요를 얻기 위해 자신의 철학을 비틀어야 하는 때가 생기며, 때로는 자존감에 상처를 겪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감추고 위석적인 말과 글을 쓰게 됩니다. 자신의 판단보다 타인의 평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기에 스스로 사고와 행동보다는 결과에 맞추어 글쓰기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인정받기 위한 지나친 경쟁심은 인간관계의 갈등이 생기게 되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게 됩니다. 나는 저 사람처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힘들어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부작용은 지나치게 몰두했을 때 겪게 될 것입니다. 적절한 인정 욕구와 흉내 내려 하는 본능은 동기부여의 힘이 되니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에 몰두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인정받고자 하는 대상을 정해 보세요

우리는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말과 글은 없습니다. 각자 각자의 삶은 살아왔기에 판단은 그들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글을 쓸 때 구독자를 염두해 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대상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입니다. 육아의 이야기를 미혼의 사회 초년생이 공감하기란 어렵습니다. 군대의 에피소드를 청소년이 즐기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호주의 청년과 일본의 청년들의 관심사가 다르고, 바닷가에 사는 사람과 도시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가 다릅니다. 다른 생각은 당연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 하지 마세요.


모든 사랑을 사랑으로 품을 수도 없습니다.


나의 글이 분명 모든 이에게 읽고 싶은 글이 아닐 수도 있지만, 때로 어떤 사람에게는 즐겁게 읽히는 글일 수 있고, 기다려지는 글일 수 있습니다.


제가 브런치에서 읽었던 글과 문장 중에 이런 한 줄이 있었습니다. 그 한 줄로 저는 글쓰기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글은 수준이 아니라 취향입니다."
출처 한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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