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기쁨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짬을 내어 해내는 것에 큰 성취감을 느낍니다.
방학 동안 2일에 1권 꼴로 읽어대던 일상에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애를 써도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개학 이후 모든 독서가 멈추었습니다.
고작 <칵테일, 러브, 좀비> 한 권을 읽었네요.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데, 자꾸만 쌓입니다.
출근길 듣는 노래 몇 곡으로는 해소가 되지 않는 마음의 말들이
내면 깊숙한 곳에 내려앉아
굳어갑니다.
책장을 넘길 때 바스락 거리는 종이의 소리,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의 짜릿함이
어느 샌가 자취를 감추었다죠.
그럴 때면 문득 잿빛으로 변해 가는 마음을 느낍니다.
표현해야 함에도 그러하지 못하는 현실이 버거울 때면
어두워지는 때가 있습니다.
어제가 딱, 그러했습니다.
몸은 무겁고
마음은 어둡습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서 언제나
고민하는 것이 어른의 삶이라면
잠깐 멈추고 싶었거든요.
어디 그럴 수가 있나요?
생각만 하다가 잠들어버려 더 울적했습니다.
기쁨이 사라지는 것이 두려워
오늘은 도서관에서 책을 세 권이나 빌려왔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
<트로피컬 나이트>
<나의 폴라일지>.
지난 주말에 빌린 <82년생 김지영>,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그리고
제자 녀석에게 빌린 책까지 총 6권이 책이 제 곁에 있습니다.
읽지는 못해도
곁에 있으면 한결 편안함을 느낍니다.
마치, 쨍한 햇빛에 바싹 말린
하이얀 이불을 덮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속이 텅 빈 것 같을 때
서점을 가고 도서관을 가는 이유입니다.
가라앉아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됩니다.
시간이 없으면 만들고
여유가 없으면 내야죠.
가만히 기다리면 생겨나는 게 없다는 것 즈음은
아는 나이입니다.
밤 11시 10분이 넘은 시간입니다.
새벽 2시까지 꼬박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빌려온 책의 한 챕터라도 읽고 잘 예정입니다.
그래야, 오늘의 하루를
빛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