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소설 쓰기
- 아직 100% 확정은 아니지만 올해 가르치고 싶은 학년으로 1학년을 선택했다. 사실 성격은 중3이 훨씬 맞지만 상황상 중1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1은 1학기에 시험이 없기에 좀 더 자유롭게 수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기도 했고.
- 23일에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며칠 전부터 <나를 찾아가는 소설 쓰기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두 명의 선생님이 실제 근무하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소설 쓰기 수업을 한 결과물을 엮은 책인데 술술 읽히는 데다 예시까지 친절해서 2~3일 만에 다 읽었다.
- 읽고 든 생각은, 아. 나도 소설 쓰기 수업할래.
- 책 속 아이들은 고등학생이어서 조금 더 이해도가 높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지만 까짓 거 중학생이라고 못할 것은 없다. 특히 '소설 쓰기'라는 것이 결국 '자전적'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 때, 아이들 내면에 가득 차오른 여러 가지 이야기들은 '소설'의 틀로 표현하는 행동이 스스로를 치유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마침 책에 친절하게 예시가 있고, 또 마침 내가 어제 학교에서 가져온 1학년 교과서에는 '성장'이라는 주제의 소설 읽기 단원이 있다. 나란 사람, 한 번 결심하면 어떻게든 뭐라도 만들어보는 사람. 옳다구나 싶다. 아주 짧은 에세이라도 아이들의 삶을 담은 글쓰기 수행평가를 해봐야지, 싶다.
#. 도대체 어떻게?
- 일단 내가 먼저 써보기로 한다. 작년에 아주 짧게 쓴 소설들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쩌면 특정 인물과 교류하던 글이기에, 아예 제로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내 삶이 투영된 소설 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위의 책에 나온 방법을 따라서.
- 그러다 보면 나 역시도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며, 동시에 아이들이 학습 활동을 할 때에(소설 쓰기를 할 때에) 막히는 부분을 알고 더 친절하게 지도해 줄 수 있을 터. 아! 벌써부터 너무너무너무 설레고 두근거린다. 글쓰기라니! 소설 쓰기라니! 와우!
- 다만, 분량이 꽤 길어질 수 있으니 손으로 쓰는 것은 소재 찾기, 사건 엮기 등의 과정에서만 하고 나중에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에는 노트북을 활용하도록 하면 좋겠다. 초6 때 쓰던 노트북을 학교로 가지고 온다고 하니, 그것을 받아 세팅만 해주면 될 듯하다.
- 과제 제출은? 구글 클래스룸을 다시 만들어주거나, 아니면 패들렛 등에 업로드 하라고 해도 될 듯. 그것은 추후에 생각해 보는 것으로.
#. 수행평가로 끝?!
- 그럴 리가. 나란 사람, 글 쓰고 책으로 엮는 데 진심인 사람. 이 학교에서 4년 동안 책을 안 낸 적이 없으니, (*아, 2023년엔 안 냈네.. 그때 코로나 3번 걸렸으니 이해해 주기로 하자.) 마지막 해를 아이들이 쓴 글을 엮어서 책으로 만들어 보련다. 동아리 단위로 할지, 아니면 학년 단위로 할지 무척 고민인데. 학년 단위로 하게 되면 조촐하게 출판 기념회도 해볼 작정이다. (그래그래, 판을 키우자, 아주 그냥 일 하다가 쓰러지게. ㅎㅎ)
- 책이 고급, 고상한 취미가 되어 힙해진다고 하는 요즘, 2013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제 이름자, 제 필명 들어간 책을 한 권 받아 간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하겠느냔 말이다.
- 나는 벌써 설레고 또 설렌다. 글쓰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도, 또 글 잘 쓰는 아이들 틈에서 보석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발견될지도 말이다.
#. 기대로 가득 찬
- 그래서 지금 무척이나 즐겁다. 개학이 2주밖에 안 남았는데도 설렌다. 그럼, 이 맛이지. 약간의 두려움과 적절한 설렘이 공존하는 그 시간들이 방학의 즐거움(?).
- 비록 내가 이번 겨울 방학 때 내 글은 제대로 못 썼지만(아우... 정말 너무 쉬고 싶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하고. 안 쓰고 싶고...) 2026년 봄부터는 애들 데리고 글쓰기, 해 보고야 말겠다!
#. 구정의 결심
- 신정에 세운 결심을 이루지 못했지만, 까짓 거 구정에 결심을 다시 하면 될 일이다. 구정에 세운 목표를 지키지 못한 3월이 된다면 그것 역시 4월에 또 결심을 하면 될 일.
- 자, 정리하자.
- 나는 나의 글을 쓰고, 아이들의 글을 쓰게 독려하고, 그 글을 모아 또 책을 엮는다, 세상이 나의 글을 알아줄 때까지. 그렇게 쭉.
- 이것은 나의 2026년 원대한 목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