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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Feb 04. 2020

#무소식이 희소식

1. 시한부 선고, 그 끝자락에서

2018년 06월 29일. 금요일



전화벨이 울렸다. 아빠였다.


불안해졌다. 좋은 일로 연락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나는 가족에게서 전화가 오면 늘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월말 정기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을 수 없어서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놓았다. 잠시 뒤, 아빠에게서 다시 문자가 왔다. ‘무슨 일이지’ 몸이 좋지 않다는 아빠의 답장. 황달 등 여러 증상이 있다는 얘기였는데 불안감은 더 커졌다. 동생에게도 연락이 왔다. 아빠에게서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1년 전, 우리 가족은 흩어졌다. 엄마와 동생은 고향 강원도를 떠나 먼 곳에 살고 있었고 난 그 중간에서 양쪽을 모두 왕래하고 있었다. 그런 가족이었다. 그런데 아빠가 동생에게 연락을 했다. 


‘얼마나 안 좋으면 연락을 했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회의가 끝나고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해보니 병원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내일 병원 가보자. 저녁에 갈 테니 아빠도 주말에 갈 수 있는 병원 좀 알아봐.”

이후 난 회의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병원에서 근무했던 친구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친구는 주말이라 비용이 조금 더 나오기는 해도 응급실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게 가장 나은 방법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아빠에게 내일 강릉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진찰을 받아보자는 연락을 했다. 


불안함 속에서 하루 일과가 지나갔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준비를 하고 차를 끌고 강원도 고향으로 향했다. 칠흑 같은 어둠속을 달렸다. 마치 내 마음속을 달리는 듯했다. 그렇게 3시간을 달려 밤 11시쯤 강원도 고향집에 도착을 했다. 3개월 만에 다시 집을 찾았다. 아빠는 아직 잠들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만난 아빠는 이전과는 달리 조금 야윈 듯 보였다. 그리고 몸이 전체적으로 약간 노란빛을 띄고 있는 것 같았지만 밤이고 피곤함에 봐서 그런지 그리 심해 보이지는 않았다. 

 아빠와 아들은 내일 아침에 일찍 강릉 병원으로 가자는 몇 마디만 나눈 후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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