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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Feb 17. 2020

#당분간 술은 마시지 말자

1. 시한부 선고, 그 끝자락에서

2018년 08월 04일. 토요일



2주만에 다시 통영을 찾았다. 그 사이 아빠는 걷는 것뿐만이 아니라 작은 움직임도 어려워진 상황이 되었다. 혼자 화장실을 가거나 몸을 씻는 것도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할 수 없었다. 그런 아빠를 씻기기 위해 부축해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아빠는 전혀 몸을 가누지 못한다. 아빠는 하루를 침대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가 엄마가 오면 필요한 것 하나하나를 해주었다. 


이제는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언제 연락이 와도 놀랍지 않은 순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한 동안 난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종종 술로 달래고 있었다. 하지만 연락이 왔을 때 술을 마셨다면 운전을 해서 통영까지 갈 수가 없다. 술 때문에 그런 상황을 만들 수는 없다. 


그래서 다짐했다. 당분간 술은 마시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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