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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terrace Jul 13. 2017

아이랑 가기 좋은 제주 카페

엄마도 아이도 즐거운 곳




제주의 수많은 카페들 중에 경관이 좋고, 커피맛이 좋고, 인테리어가 훌륭한 카페는 '널렸다'라고 표현할 만큼 많다. 하지만, 많아도 모두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 함정.


그럼에도 아기 엄마로서 쉽게 아이를 데리고 카페에 들어가기는 것이 눈치가 보일만큼, 요즘 '노키즈카페'도 많아졌다. 서로의 사정이야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평행선 관계라, 원망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또한,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게 만든 부모들의 탓도 크다고 본다.)


다만, 부모들도 여느 어른들처럼 커피와 문화를 향유하며 쉬고 싶고, 그렇다면 그들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다가 검색창에 '아이랑 가기 좋은'을 입력하게 된다.

그런 부모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막상 쓰다 보니 점점 걸러내기가 힘들어진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갔던 카페들이 아이들에게 관대한 분위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차라리 경관 좋은 카페를 소개할 것을 그랬다는 후회도 해본다. 어쨌든 이왕 시작한 것을 끝을 내야 하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3개의 카페 이외에 추가로 소개하는 카페들은 한 글에 모아볼까 한다.


마찬가지로 지도를 참조하여, 대략의 위치를 알고 동선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가보기를 바란다.

 

제주 간단 지도





4.  우유부단(優柔不斷:너무 부드러워 끊을 수 없는)


성이시돌 목장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지만, 그곳에 우유를 테마로 한 우유카페가 생겼다.


우유부단의 상징. 우유갑 벤치.


제주는 곳곳에 그들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음식점들이 많아, 농·축·어업하는 지역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성이시돌목장은 유기농 우유와 무항생제 소고기를 생산하며, 경주마 육성 및 위탁사육 사업을 하는 곳인데, 이곳 우유가 '효리네민박'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질 같아 걱정스럽다.

                                                                                    


우유부단은 성이시돌목장의 우유를 활용해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파는 테마카페인만큼 대부분이 우유제품이고, 우유를 못 먹는 이들을 위한 비우유 제품도 있다.




이곳은 실내에 좌석이 많지는 않다. 아마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인 듯.


아이스크림이랑 우유 먹자고 여기까지 왔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문을 열고 나가면, 이곳의 상징인 우유갑 벤치에서 기념 촬영하고, 그 뒤로 보이는 목장의 말들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목장을 따라 걷다 보면, 이 지역의 명소 테쉬폰이 나온다. 테쉬폰은 건축물의 이름인데, 이라크 바그다드 근처의 '테쉬폰'이라는 곳의 건축물들이 이런 형태를 띠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주택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축물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하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주택이라기보다는 축사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어떻게 찍어도 화보처럼 나온다는 사실.





맛나고 건강한 것을 먹어 기분 좋고,


인생에 한 번쯤 모델 같은 화보도 찍어보고,


유유자적 초원 위를 노니는 말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우유부단을 떨치고, 우유부단으로 오라.

엄마도 아이도 즐거울지니.







5. 오드리(AUDREY)


여행으로 크는 아이 1편에서 이미 한 번 언급되었던 카페, 오드리(AUDREY).


이곳은 한달살이 하면서 협재 바다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쌓게 된 지인의 카페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개업 상태는 아니었고, 언뜻 준비중이라는 말만 들었었다. 그러다 봄 제주에 가오픈 상태일 때 방문해보았고, 수국을 보기 위한 제주여행에서 또 한 번 가보게 되었다.(제주에 가기 위한 핑계는 참으로 많다. 하하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만든 카페이다 보니, 우선 마당이 있는 것이 기본이다.

기존에 있던 건축물의 겉틀을 가급적 보존하면서 세련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된 것들이 모두 아빠(남자쥔장님)의 손을 거쳐서 완성되었다는 사실. 메인공간과 화장실이 있는 바(Bar)형 공간(아마 저녁엔 PUB으로 운영될 것 같다), 그리고 마당을 끼고 있는 외양간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공간(안꺼리)수제 제작한 테이블과 의자 외에 캠핑의자도 놓여있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온 사람들에게 '레저의 연장'이란 기분을 안겨주기도 한다. 게다가 테이블이 각각 떨어져 있어 아이들과 와도 다른 이들에게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 창밖으로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봐도 좋다.




메인 공간이 헵번을 연상케 하는 여성적인 레트로풍이라면, BAR형공간(바꺼리)은 술병으로 장식한 네온사인이 너무 예쁜, 자유분방한 레트로 분위기이다. 이곳은 카페라기보단 PUB에 가까운 분위기인데, 이곳에 화장실이 있다. 개인적으로 화장실이 너무 마음에 든다. 생긴 지 오래지 않은 곳이라 주로 안꺼리에 손님들이 있으므로, 아이랑 함께라면 바꺼리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외양간 공간은 기존에 푸줏간과 외양간으로 사용되었던 곳을 그대로 살려서 테이블을 배치하였다. 소여물을 끓이던 아궁이와 솥이 있는 풍경은 요즘 시골에서도 흔히 찾아보기 힘든 진귀한 것들이라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 좋다. 이색적인 분위기인 이 공간은 물론 마당과 가장 가깝기도 해서 아이들을 케어하기에 더욱 좋다. 최근엔 아이와 함께하는 손님들을 위해 마당에도 캠핑용 테이블과 의자가 깔린 듯하다. 단점은 근처 축사에서 날아오는 똥파리가 종종 있다는 것. 하지만, 제주에서 지네, 파리, 모기, 벌레 등은 익숙해져야 할 동반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마당엔 자갈이 깔려 조물조물 밟는 재미가 있다. 카페는 도로변에 위치하고 있으나, 주차장으로 들어가야 마당과 메인 출입구가 나오므로, 아이들과 가도 큰 걱정은 없다.



마당엔 이렇게 자갈이 깔려 있다.



이 카페의 위치 상 장점은 바로 길 건너에 패러글라이딩 착륙장이 있다는 사실. 잔디밭이어서 뛰어놀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패러글라이딩은 1인 10만 원 정도이며, 사진과 동영상도 촬영해준다. 탑승시간은 그날의 기상에 따라 다르다고 하며, 하루 전 미리 예약해야 한다.(예약인원이 다 차지 않았을 경우엔 당일 예약을 받아주기도) 


한 명은 카페에서 아이를 돌보고, 다른 한 명은 글라이딩을 즐기면 된다. 몸무게가 40kg 이상인 아이라면, 아이와 함께 즐겨도 좋다. 인생에 한번쯤은 타볼만한, 그러나 아무 곳에서나 즐길 수 없는 패러글라이딩도 함께 할 수 있는 곳.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제주 카페로 추천한다.






6. 제이아일랜드(J.Island)


신공항 건설로 이제 접근성도 좋아질 표선. 다른 지역에 비해 한산하던 표선도 이제는 꽤 북적거릴 예정이다. 그러기 전에 한산한 제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표선으로 향하라. 그곳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성산 쪽으로 달리다 보면, 아직은 생경한 모습의 카페 제이아일랜드가 있다. 제주도(JUJU ISLAND)를 줄여서 이렇게 부르니 꽤 그럴듯하다.



층고가 높아 들어서면서부터 속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는 벽면에는 재미있는 장식품들로 빼곡하다. 소파도 널찍하고 편해서 아이랑 두 다리 펴고 앉아 전면은 바다, 후면은 농가를 바라보는 기분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기다란 쪽창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매력적.


아이가 심심해하면, 아이의 손을 잡고 곳곳에 전시된 재미있는 장식품을 구경하면 금방 시간이 간다.



코너석에 아이와 단둘이 앉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붓하게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7. 오설록(O'sulloc)


드디어 등장한 프랜차이즈 카페, 오설록.

하지만, 제주의 오설록은 특별한 것이 있다.




오설록을 처음 방문한 것은 아이를 뱃속에 담고 있던 때. 무언가 푸른 것을 보면 태교에 좋을 것 같아 방문했던 그곳에서는 초록 이외에도 붉은 동백과 피라칸사스, 그리고 멋진 숲길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이후 제주에 갈 때 틈이 나면 가보곤 한다.




뿐만 아니라, 근사한 조형물들도 있는데 갈 때마다 바뀌는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면, 먼저 티뮤지엄을 만나게 된다. 녹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인형으로 표현하여 이해하기 쉬울뿐더러, 아이들도 재미있어한다.




이곳을 지나면, 우리가 익히 알던 오설록 카페(티하우스)가 나온다. 요즘엔 제주가 아닌 곳에도 오설록 카페가 많아져서 음료는 어디서든 즐길 수 있지만, 녹원을 보며 마시는 느낌은 차원이 다르다.



카페를 통과하면,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와 차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스톤이 있다.




정원을 나와 길을 건너면, 드넓은 다원이 펼쳐진다.

다기(茶器)와 제주말 조형물이 초록만으로 심심할 수 있는 정경에 재미를 더해준다.



계절마다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오설록 티하우스.

제주까지 가서 프랜차이즈를 즐겨야 하냐고 푸념하는 분들은 꼭 한 번 가보시길.









이 밖에도 아이와 가기 좋은 제주 카페는 많다.

경관까지 좋아서 슬쩍 리스트에 올려보고 싶었으나, 끝이 안 날 것 같아 이로서 글을 맺고자 한다.

내가 소개한 곳은 앞서 말했듯 대부분 서쪽에 치우쳐 있다.

보는 분들께서 동쪽의 잇카페도 알려준다면, 다음에 방문해 보고 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랑 가기 좋은 제주 카페 시리즈}



{어떻게 여행 갈지 고민될 때: 여러분과 저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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