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진짜 원한 건 특별히 대단한 게 아니라고!
따사로운 햇살의 어느 월요일 오후 3시. 미금역의 한 카페에서 우리는 만났다.
남들 다 일하고 있을 시간에 직장도 안 다니는 두 사람이 만나서 무얼 했냐고?
"2023년 회고"를 목표로 하는 클럽을 만들었다.
우리의 도전이 시작된 이곳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은 [미금 스테디 클럽] 정도로.
1년을 끝내기엔 아직 절반이 더 남은 이 시점, 왜 갑자기 '올해 회고'가 목표가 되었을까.
같은 직장에서 만났던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그만뒀다. 약 1년 정도 갭이어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가 그 무엇보다 쟁취하고 싶었던 건, 대단한 프로젝트 같은 게 아닌 '꾸준함에 대한 성공 경험'이었다. 매일매일 지키는 루틴인 꾸준히 할 일(꾸할일)과 주 1회 해낼 일에 대해 정리했다.
그리고 목표는 '이 꾸준함을 올해 12월 31일까지 가져간다'이다. 작은 꾸준함이 모여 만들어지는 성공경험을 함께 경험해 보기 위해. 티끌을 모으면 태산이 된다니, 과연 올해 월말엔 어떤 태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꾸할일을 성공하고 있다!
우리가 꾸준히 해낼 일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어렵지 않게'였다. 언제나 원대한 꿈을 꾸지만 번번이 지속하지 못했던 이유는 작은 성공경험들이 모이지 않은 채로 덜컥 시작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해서.
1. 아침 명상하기
최근 내 삶에 큰 영향을 준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이 알려준 도구다.
'명상이라.. 가만히 앉아서 사색하는 시간이 내게 어떤 도움을 준다는 걸까. 근데 다들 왜 이렇게 명상을 중요하다고 하는 걸까?'
그게 대체 뭐길래!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쨌거나 직접 해 봐야 직성이 풀리니까. 명상을 시작했고 약 2달 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엉덩이가 들썩이고 내 머릿속은 각종 잡생각으로 가득하지만, 이건 명확해졌다. 이런 잡다한 나를 알아차리게 된 것.
이런 거다. '아 내가 지금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구나, 내 머릿속에 또 잡다한 생각이 가득 찼구나?'
그러니까 그게 당최 무엇에 좋으냐고.
아직 제대로 답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나를 컨트롤하고 싶다면 내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알아차리는 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맞다. 그리고 그걸 도와주는 게 바로 명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단은 어렵지 않게 3분, 5분 정도의 명상을 매일매일 도전하고 있다.
2. 아침/저녁 일기 쓰기
일기는 하루의 끝에 쓰는 거 아닌가요?
지금까지 우리가 적어왔던 일기는 그날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이다. 물론 하루 동안 들었던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치환시켜 기록해 두는 것도 멋진 일이다. 하지만 내가 아침 일기를 꼭 지키고 싶은 이유는 두 가지다. '감사함'과 '작심삼일'
'감사함'
매일 아침 일기에는 내가 감사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다. 어렴풋이 여겨왔던 주변 지인들에 대한 감사함, 주변 환경에 대한 감사함 같은 것들. 감사한 마음과 긍정적인 생각을 글로 기록해 두는 일은, 나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행위기도 하다. 내 머릿속이 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지는 일인 거다. 무엇보다, 무언가에 대한 감사함으로 시작하는 하루와 그렇지 않은 하루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작심삼일'
약 30년 정도를 살면서 나는 무수한 '작심'과 무수한 '삼일'을 보내왔다. 이걸 끊어내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작심삼일'을 최대 3일마다 한 번씩 하는 것. 이보다 더 확실한 해결방법이 있을까? 그래서 나는 지키고 싶고, 해내야 할 일들을 매일아침 일기에 쓰면서 오늘 하루를 다잡기로 했다.
3. 12시 전까지 SNS 안 보기
맑은 아침은 소중하다
하루 내내 사용해 닳고 닳아진 뇌와 정신이 갓 맑아진 뇌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실제로 그렇다.
현재는 프리랜서이기에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밤낮없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저녁이나 밤보다는 아침이 훨씬 맑은 정신 상태를 제공하며, 더 개운한 집중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했다. 이 소중한 시간을 릴스로 보내는 건 용납이 안되더라. (물론 그럼에도 릴스를 켜게 됩니다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은 오전 11시.
오늘은 아침 명상도 했고 일기도 썼고 브런치 글까지 썼다. 앞으로 1시간 동안 SNS만 안 보면, 나는 원대한 꿈에 한걸음 다가가게 되는 거다. 과연 오늘의 꾸할일을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