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처럼 이제는 그 의미가 퇴색되고 별 의미 없이 사용하는 말들이 있죠. 그렇다고 안녕하냐는 말과 반가워라는 말이 반갑지 않은 건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별 의미를 담지 않고 하는 말이라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번역을 하면서 어려운 단어나 표현들이 가장 어려울 것 같았지만, 흔하고 쉬운 표현들이 너무도 버겁네요.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겠습니다.
고민했던 말 중에 ‘I don’t know’ 가 있습니다. ‘나도 몰라’라고 말하기에는 그 ‘도’라는 요소가 어디에도 안 들어있는데, 익숙하게 사용하니 써야 하나 고민입니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른다. 뭐 그런 뜻이지만, 이제는 그 ‘도’가 투명하게 또 묵음처럼 들립니다. 아무도 몰라줘도 원문에 쓰인 그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고 싶습니다. ‘몰라’, ‘나야 모르지’, ‘난 몰라’, ‘모르지’와 고민하다가 상황에 따라 말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의미에 따라 써야겠다고 한발 물러섭니다.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