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의 첫 소설 <우리 시대에>를 번역하며 느낀 짧은 이야기입니다
폭풍 같은 사랑이라고 하나요? 사랑에 속이 마구 뒤집어지는 걸 어느 나라나 다 그렇게 표현하나 봅니다.
It was the first of the autumn storms.
직역하면 ‘가을 폭풍 중 첫 번째였다.’로 해석할 수도, ‘첫 번째 가을 폭풍이었다.’로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번역들에서는 ‘가을 폭풍의 시작이었다’ 정도로 번역한 곳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사흘 폭풍> 이라는 제목을 쓴 이유와 이 안에 다시 언급되는 중의적인 표현들의 의미가 퇴색됩니다.
주인공 닉에게는 앞으로 더 많은 가을 폭풍이 있을 것이고 이게 그의 인생에서 맞이하는 첫 번째 가을 폭풍이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그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첫 번째 가을 폭풍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Beginning으로 쓰지 않은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말은 부드럽게 전해야겠죠? 그래서 ‘첫 가을 폭풍이었다.’로 정했습니다.
*번역한 <우리 시대에>는 와디즈에서 펀딩으로 2023.3.20까지만 판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