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음 수련
괜찮지 않다
by
틔우머
Jul 5. 2023
영화《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자리에 앉는다.
지금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을 내쉬는 숨에 모두 내뱉는다. 눈물이 흘렀다.
얼마 전 생각과 마음을 비우려 강원도에 다녀왔었다.
스님이 명상 시간에 스스로 손을 얹고 "너 괜찮아?"라고 물어보라 하셨다.
그 한마디를 내뱉자마자 눈물이 미친 듯이 흘러내렸다. 그렇다.
난 괜찮지 않았다.
내 이름을 크게 불러보라 하셨다. 떨리는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더 크게 불러보라 하셨다. 내 목에서 나오는 미세한 진동으로 나의 이름을 부르자 내 존재가 깨어나는 듯했다. 상처받은 내가 아닌 진짜 내가. 이젠 흐느끼기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괜찮은 줄 알았다. 얽히고설킨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있어서 몰랐다.
그렇다.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괜찮지 않다.
하지만 이 감정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감정은 내가 아니다.
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 안이 유리처럼 투명하다고 상상해 본다.
슬픔, 상처들이 그 투명한 유리를 통과해 그대로 지나가기를, 여러 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
keyword
명상
눈물
마음
1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틔우머
직업
에세이스트
삶의 파도에 나를 내맡겨서 살아보고자 합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들을 마주하고 기록합니다.
구독자
11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깨달았다
나에 대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나요?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