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ble setter의 시작
6개월이 넘게 글을 쓰지 않았다. 못썼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하다. 글과 말을 업으로 사는 사람인데 몇 개월째 지독하게 글이 쓰기 싫은 일종의 슬럼프가 왔다. 다시 자판을 두드려본다. 그리고 천천히 조금씩 본업인 교육의 이야기를 풀어내 보려 한다. 앞으로 쓰게 될 글들은 The table setter 대표의 글이자 이우고등학교 교사의 글이다.
시작은 아이들의 삶의 불안이었다
2016년 고1의 담임을 맡았다. 기억으로는 7년 만의 담임이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가깝게 아이들을 만나는 일이었다.
보다 가깝게 그리고 깊게 아이들의 삶을 관찰할 수 있는 자리에서 몇 주 만에 발견한 가장 뚜렷한 현상은
이전의 아이들보다 삶의 불안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었다.
아이들과 보다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보다 자세히 관찰해 보았다.
아이들의 삶의 불안은 각종 매체나 어른들이 전하는 '청년 실업'에 대한 정보였다.
아이들은 17세의 나이에 '도전'과 '시도', '엉뚱한 상상을 할 수 있는 특권'과 '삶의 희망'을 제거당하고 있었다.
'청년실업'의 현상만이 전해진 정보의 과다가 정보 해석의 오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삶'을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청년들의 삶'을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The table setter가 시작되었다.
디템포를 만나다
우리 학교 아이들은 문화예술 감수성이 다른 학교의 아이들보다 발달했다. 그리고 문화예술 영역의 행사가 가장 많이 열린다. 다수의 아이들이 '에술가'로서의 삶을 지향하나 가장 쉽게 포기하는 것 역시 '예술가로서의 삶'이다.
'청년 실업'과 '청년들의 삶의 공포'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영역에서의 정보가 아이들의 '도전'과 '시도'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의 4년제 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획득한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청소년들을 위해 과감히 봉인하고 전업 래퍼를 선언한 이우고 3기 졸업생 디템포와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다양한 시도를 하며 사는 5기 졸업생 지윤이를 만나 함께 고민을 나누었다.
우리는 '청년-청소년이 함께 배우며 삶을 나누는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그리고 '아카이브 봄'을 운영하며 다양한 예술사업을 하며 살아가는 1기 졸업생 대범이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사업비 마련을 위해 수소문을 하다 '경기문화재단'의 공모사업을 지원했고 경기문화재단으로부터 500만 원 그리고 초대 이우학교 이사장님이신 중앙씨푸드 장석 대표님으로부터 500만 원을 후원을 받아 청년 음악인이 청소년 음악인들을 만나 교육, 공연, 음원 제작 등을 함께 해나가는 사업을 시작하였다.
지금의 우리와, 다음의 문화예술인들과의 상생과 공존을 위해
“The table setter”가 판 깔아드립니다
청년이 기획하고 청소년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문화예술커뮤니티 “The table setter”
-The table setter는 상생과 공존을 위한 청년-청소년 문화예술인 네트워크입니다.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청년과 그저 음악이 좋아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무명의 청년음악인들이 모였습니다.
가르쳤던 아이들과 가르치는 아이들의 삶을 고민하는 교사도 함께 나섰습니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청년 디자이너가 흔쾌히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꿈을 꾸어야 하는 나이에 삶의 조건을 걱정하고 자신의 재능에 주저하는 청소년들에게 손을 내밀어보려고 합니다.
‘소득의 평등’보다는 ‘삶의 질의 평등’을 꿈꾸어봅니다
미래의 불안함을 ‘고립에서 만남’으로 이겨 내보려고 합니다.
드디어 신나게 판 한번 깔아봅니다. “The table setter!!”
우리의 가장 처음의 홍보글은 이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청소년 음악인들을 모집하였고 함께 음악을 만들고 토크 콘서트를 하고 멘토-멘티 콘서트를 하고 청소년 디자이너를 섭외하고 영상제작을 청소년들에게 의뢰하며 서로의 삶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였다.
뜻이 있는 곳에 돈이 온다
공모 사업이었기에 한 번에 돈을 다 털어버리고 성공적인 첫 사업의 지속을 위해 수도 없이 기획안을 쓰고 수도 없이 기획안을 뿌렸다. 그런 기획안이 어느 한 곳에 도달하여 우리 사업의 후원을 약속하신 분이 강림하셨고 몇십 분의 이야기를 나눈 후 바로 후원금을 전해주었다.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교육사업으로 확대를 기획했고 그 기획안에 후원자 분은 신뢰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청소년 소셜 벤처 공모를 하며 함께 고3을 보냈던 이우 12기 졸업생 환주와 성범이에게 프로젝트 매니저를 제안했고 그렇게 우리는 문화예술 사업과 청소년 교육 사업의 두 팀을 꾸렸다.
그리고 우리는 보다 희망찬 2017년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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