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쓰기 강의를 한다. '글쓰기'와 '강의'. 스무 살 어른이 된 이후 20년간 품어왔던 꿈이다. 글쓰기를 가르칠 만큼의 필력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꿈은 이미 이뤄졌다. 소박한 꿈을 이루게 해 준 여러 지역 마을지원센터 활동가 분들과 수업에 참여해주시는 주민들께 감사하다.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글쓰기를 가르친다. 주민들이 마을을 소재로 기사나 에세이를 쓸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 속에서 마을 스토리를 주민 스스로 만들어 간다. 마을 주민 한 명 한 명이 '마을스토리텔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이지만, 글쓰기에 대해서는 젊은 층보다 40~60대 분들의 의욕이 더 크다. 아마도 경험이 풍부하고 삶의 밀도가 짙기 때문인 것 같다. 겪고 느낀 것이 많으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이다. (요즘 말이 많으면 젊은 사람들에게 꼰대라 불리니,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자신의 삶이 글쓰기의 소재다. 살면서 누구나 매력적인 스토리 하나씩은 품고 산다. 이 분들은 자신의 삶을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의욕이 나보다 크다.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표현해보지 못한 자신 삶을 글로 풀어낼 때, 희열을 느끼시는 것 같다.
그래, 글쓰기는 희열이었지.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충족될 때 느끼는 희열. 그동안 그 희열을 못 느껴서 내 글쓰기가 지루했나 보다. 그렇게 쓴 글은 읽을 때도 느낌이 다르다. 기자를 하면서, 로컬스토리를 하면서, '남'의 이야기만 담아온 내 글보다 이 분들의 글이 훨씬 마음에 와 닿는 진동의 폭이 크다.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나 스스로 글쓰기에 대해 정리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글쓰기 강의를 해온 경험을 책으로 엮고 싶다. 책쓰기는 아직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