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목과 물안개"… 고요 속에 담긴 가을 산책지

연못 위에 비친 가을의 첫 색채

by telltrip
jinju-gangju-pond-eco-park-1.webp 강주연못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김종신


가을의 문턱이 성큼 다가온 지금, 붉게 타오르는 단풍 명소들이 북적이기 전에 고즈넉한 계절의 변화를 먼저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남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에 자리한 강주연못은 800m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계절이 스며드는 섬세한 순간을 담아내는 특별한 공간이다.



jinju-gangju-pond-eco-park-2.webp 강주연못 산책길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김종신


산책길을 따라 들어서면 수령 500년이 넘는 고목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아직은 푸른 잎사귀가 주를 이루지만, 잎 끝에서부터 번져가는 노란빛과 붉은빛은 곧 다가올 단풍 터널을 예고한다.


잔잔한 연못은 이 변화를 거울처럼 비추며 ‘두 번째 가을’을 준비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맑은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의 풍경은 현실보다 더 몽환적이다.



jinju-gangju-pond-eco-park-3.webp 강주연못 가을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김종신


이 연못은 단순한 풍경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강주’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23년, 지금의 진주로 개칭되기 전 불리던 옛 지명에서 비롯됐다.


군사 주둔지였던 이곳은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품은 땅이다. 특히 산책길 한편에서 마주치는 벼락 맞은 나무는 자연의 거대한 힘과 생명의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걷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jinju-gangju-pond-eco-park-4.webp 강주연못 가을 / 사진=진주 공식블로그 김종신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인 점도 강주연못만의 매력이다. 정자와 벤치, 잘 정비된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들러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본격적인 단풍철의 인파가 몰리기 전, 가을의 첫 색을 가장 고요하게 맞이하고 싶다면 진주 강주연못이 제격이다.


천년의 역사가 잠든 연못 위에 번져가는 계절의 물감을 바라보는 순간, 당신의 마음 또한 평화로운 빛으로 물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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