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든 단풍나무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명소
가을이 깊어질수록 눈길은 자연스레 붉은 잎에 머문다. 하지만 단풍이라 해도 모두 같은 붉은빛은 아니다. 경기도 광주의 화담숲은 그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전국 각지의 단풍나무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덕분에, 내장단풍의 선명한 핏빛, 당단풍의 주황빛, 섬단풍의 독특한 잎 모양, 고로쇠나무의 맑은 노란빛까지, 마치 팔레트 위에서 색채가 춤추듯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숲 전체는 16개의 테마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단풍나무원은 가을의 압도적인 하이라이트다. 400여 종의 단풍나무가 밀집해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른 색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진다.
자작나무숲에서는 흰 수피와 샛노란 잎이 붉은 단풍과 대비를 이루며 청량한 풍경을 선사하고, 소나무정원은 푸른 소나무와 붉은 단풍의 조화로 전통적인 한국 미감을 보여준다.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동선 계획이 중요하다. 입구에서 1구간을 따라 걸으며 서막을 즐기고, 절정의 색채가 모여 있는 2구간 단풍나무원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체력이 된다면 3구간까지 이어가고, 내려올 때는 모노레일을 이용해 숲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걸으며 올려다보는 단풍과 모노레일에서 내려다보는 단풍은 전혀 다른 감동을 준다.
2025년 가을 단풍 시즌은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은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현장 발권은 불가능하다.
예매는 9월 24일 오후 1시부터 화담숲 공식 홈페이지와 야놀자에서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11,000원이며, 성수기에는 할인 적용이 되지 않는다.
주차는 곤지암리조트에 무료로 가능하고, 셔틀버스를 통해 입구로 이동한다.
그저 단풍을 ‘본다’는 차원을 넘어, 국내 단풍나무의 모든 빛깔을 집대성한 살아있는 박물관. 올가을, 화담숲의 길을 걷다 보면 수백 가지 색으로 물드는 단풍의 변주가 가을의 교향곡처럼 마음 깊이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