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숨겨진 대통령 정원” 황금빛 호수 단풍 명소
대통령의 비밀 정원에서 쏟아지는 황금빛 가을
청남대 메타세쿼이아 단풍 / 사진=청남대가을이 깊어지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색을 찾아 길을 나선다. 설악의 붉은 단풍을, 내장사의 터널 같은 단풍길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호수를 배경으로 한 청남대의 가을은 또 다른 감동을 준다.
등산의 수고로움 없이 55만 평에 펼쳐진 황금빛 정원은 마치 자연이 그린 거대한 팔레트와 같다. 한때 대통령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비밀의 정원이 이제 국민에게 열려, 자연과 역사가 함께 깃든 특별한 풍경을 선사한다.
청남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청남대는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길 646에 자리한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이름 그대로, 1983년부터 20년간 다섯 명의 대통령이 휴식과 정무 구상을 위해 찾던 곳이었다.
오랜 세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며 보존된 자연은 완벽한 시간의 캡슐이 되었다. 11만 6천여 그루의 나무와 35만 본의 야생화가 어우러진 이 숲은 가을이 되면 그 어떤 명산보다 다채롭고 깊은 색을 품는다.
청남대 대청호 / 사진=청남대청남대의 가을은 길마다 다른 빛을 품고 있다. 오각정으로 이어지는 호반 산책로와 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는 붉은 단풍나무가 호수를 감싸며 환상적인 장면을 만든다.
대청호의 푸른 물결과 대비되는 단풍의 붉은빛은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이다. ‘행복의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호수와 단풍숲이 어우러진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지고, 역대 대통령 이름을 딴 ‘대통령길’에서는 사색과 평온이 깃든 숲길을 따라 가을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청남대 가을축제 국화 / 사진=청남대2025년 가을에도 청남대는 축제로 물든다. 10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열리는 청남대 가을축제는 ‘국화와의 만남’을 주제로 700여 점의 국화 분재와 석부작, 야생화 전시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말과 휴일에는 공연과 체험 행사가 열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 가을 성수기에는 월요일 휴무 없이 운영되며,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와 경로는 3,000원이다.
메타세쿼이아와 국화 / 사진=청남대호젓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평일 오전을 추천한다. 올해 말에는 전망대까지 오르는 모노레일이 완공될 예정이라 누구나 손쉽게 청남대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단풍은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역사와 호수가 함께하는 가을의 깊이는 오직 청남대에만 있다. 닫혀 있던 시간만큼 짙어진 이 가을, 대통령의 옛 별장에서 낙엽 밟는 소리와 함께 잊고 있던 여유를 되찾아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