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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텍사스 부뚜막 Sep 08. 2023

마녀라니..왜?

마녀..


동화책을 통해 우리의 뇌에 각인되어 있는 마녀는 커다란 항아리에 요란한 주문을 외워 모든 병을 물리쳐주는 마법 물약을 만들고 세상의 모든 적을 무찌를 수 있는 주문을 걸어서 악의 무리를 물리쳐주는 할머니이다.

뾰족하고 긴 손톱에 챙이 넓은 검은 모자와 검정 로브를 걸쳐 입고 이런저런 쓴소리를 하는, 요정이라 하기엔 왠지 으시시한 느낌을 주는 나이든 여자. 하지만 동화속 주인공이 힘들 때면 언제든 나타나 방법을 제시해 주는 외할머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아무리 힘든 부엌일도 소꿉놀이처럼 샤르르 마법같이 담아내는 당찬 여자


일가친척 아무도 없는 텍사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 아이들이 검은머리 미국인으로 자라는게 싫어 영어보다 한글을 먼저 가르치고 억척스러우리만큼 13년동안 매일매일 한식 도시락을 싸주며 한국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불어 넣어 주는 엄마는 어쩌다 등장 하는 착한 마녀인 동시에 매운맛 마녀였다.

"도시락으로 김밥이 딱이야! 학교에서 빨리 먹을 수 있어 좋고, 엄마도 빨리 만들 수 있으니까 편하잖아?일주일에 두번은 김밥으로 싸줘 엄마"

알록달록 제대로 된 김밥을 잠이 깨지도 않아 눈도 제대로 못뜬 아이에게 짜잔 만들어 냈더니 하는 말이었다.

전통방식대로 약밥을 만들고, 몇 십포기의 김장을 하며, 힘든 부엌일을 소꿉놀이하듯 즐기는 여자, '텍사스 부뚜막'은 하늘을 날아 다닐 빗자루는 없지만 어디에 서있건 당찬 모습으로, '울엄마는 매운 맛 나는 witch'라는 아이의 말에도 공감하며 깔깔 거리며 웃는 '부뚜막 속 마녀'이다

때론 지치고 조금 쉬운 방법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워본다

"아부라카타부라~ 잘 할 수 있다"



치명적이면서도 따뜻한 매력을 지닌 마성의 여자


스스로에게 주술을 걸어 당당하고 멋지고 자신감있게, 동심을 갖고 사는 여자, 아내는 요술쟁이에서 나온 내 사랑 지니처럼  밝고 유쾌한 마녀가 되고 싶다.


                                                                                             <연> 2019년, 유화 , 텍사스 부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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