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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일기] 팀워크는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서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주는 게 중요하다

by 최호진


제가 할게요!


팀원 중 한 분이 백신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고 계신다.(물론 의학적으로 백신 후유증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며칠 전부터 어지럽다고 하시더니 지난 금요일에는 호흡이 잘 안된다며 구급차에 실려 가기까지 했다. 결국 종합병원에서 검사까지 받기로 했단다. 그분은 아픈 것도 힘들지만 멘탈이 나가는 게 고통스럽다고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 더 무서운 듯 보였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에서 한 사람이 아픈 것이 꼭 안타까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만큼의 업무 공백이 발생하기에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하루 이틀의 휴가로 처리하실 예정이라고 하지만 든 자리는 티가 안나도 난 자리는 그 구멍이 커 보이는 법이다. 한 명이 빠지면 그 일을 누가 처리해야 할지 서로 눈치를 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리고 그런 눈치가 쓸데 없는 에너지 소모로 이어지기 마련이고.


천만 다행인건, 내가 속해 있는 팀은 그런 쓸데 없는 에너지 소모가 없다는 점이다. 감사한 일이다. 서로 눈치를 보기 보다는 으쌰으쌰하며 공백을 메꾸고 있다. 한 명의 공백을 각각 나눠서 돕고 있다. 물론 기존의 담당자가 하는 만큼 완벽하게 할 수는 없지만 문제 없도록 일처리를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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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협조적인 분위기는 비단 공백이 발생할 때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업무가 떨어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일을 하다보면 부장님이나 임원진의 “특명사항”이 떨어질 때가 종종 있다. 이럴 때면 함께 회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나누고 실행계획을 세우는데,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서로 하겠다고 나선다. 등떠밀려 하겠다기 보다는 "제가 할게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위기다. 소위 말하는 “광”파는 일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쌓이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복직을 하고 회사 생활에 그나마 적응하기 편했던 것은 이런 분위기 덕분이었다.



한 사람의 노력으론 힘들다.


존 고든이 쓴 책 <에너지버스>는 조지라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책은 그가 에너지 버스를 타며 경험한 변화를 정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차가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했던 조지가 <에너지버스>의 운전기사 조이를 만나며 자기만의 에너지 버스를 운전하게 된다. 그리고 조이가 알려준 대로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10가지 Rule을 하나씩 실행하며 2주간을 보낸다. 짤릴지 모르던 그와 박살나기 직전이었던 그의 팀은 조지가 10가지 Rule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덕분에 멋지게 발표를 하고 기사회생하게 된다.


에너지 버스를 어떻게 운전하느냐가 삶의 행복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팀이라는 에너지 버스가 "힘든" 회사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그리고 에너지 버스에서처럼 어떤 기운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흐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틀 것인지, 부정적인 방향으로 틀 것인지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와 성과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열망, 비전, 집중이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게 했다면, 이제는 달려야지요? 거기에 필요한 게 바로 긍정 에너지예요. 매일매일 인생이라는 버스에 연료를 넣을 때, 긍정 에너지를 넣을지 부정 에너지를 넣을지 선택해야 합니다.

긍정 에너지는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와 같아서 차를 힘차게 달리게 해주지만, 부정 에너지는 싸구려 가짜 연료처럼 엔진에 찌꺼기가 끼게 만들고 결국엔 차를 망가뜨리지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론 에너지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승객들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 한 사람의 노력으로 좋은 기운을 이끄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기에 이에 호응하고 발맞추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누구랄것도 없이 긍정적인 자세로 일을 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에너지 뱀파이어를 조심하자


얼마 전 아내와 팀 분위기를 깨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미꾸라지가 물을 흐리게 하듯 한 명의 팀원이 분위기를 깨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는 업무에도 큰 영향을 준다. 어떨 때에는 없는 만도 못할 때도 있다. 분위기를 깨뜨리는 사람을 경계하느라 전체적으로 날이 서다 보니 전체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경우도 많다.


<에너지 버스>에서도 이런 경우를 "에너지 뱀파이어"라 칭하며 이런 사람을 에너지 버스에서 빨리 내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한다. 굳이 데리고 가느라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까지 갉아 먹을 필요는 없으니까.


회사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신경써야 한다. 아니라고 생각되는 경우라면 과감히 "bye bye"를 외치는게 조직과 개인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우리는 가족도 친구도 아니기에 모두와 함께 갈 필요는 없다. 주식만 손절이 중요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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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의 기본 값은 힘들다가 아닐까 싶다. 힘드니까 월급을 주는거다라는 말마따나 쉽고 재미나면 굳이 회사에서 우리에게 월급을 주면서까지 일을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주변의 사람들이 어떠느냐에 따라 견딤의 강도가 조금은 달라지는 듯 하다. 그래도 좋은 기운을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고 에너지가 충전된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하면 좋겠다. 그 기운을 만드는데 있어 본인 스스로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좋은 기운을 만드느냐 나쁜 기운을 만드느냐에 남탓도 있지만 내 덕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팀 분위기가 안좋다면 우선 나부터 에너지를 좋은쪽으로 방향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너무 교과서적으로 들리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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