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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마음에 시가 있어

사유

by 여름

홀로 외딴섬에 놓인 듯

쓸쓸한 마음

살며시 어루어 만져주는


시가 있어

다행입니다.


잔뜩 날 선

송곳같은 마음

조용히 달래어 안아 주는


시가 있어

다행입니다.


속절없이 퍼붓는

응어리진 마음의 소리

말없이 귀 기울여주는


시가 있어

참 다행입니다.




‘시’는 닫힌 내 마음에 숨을 불어 넣어 주는 환풍구다.

내 안의 작은 활화산이 타올라, 겨우 버티던 나 자신마저 태워버리려 할 때쯤

시는 기적처럼 다가온 또 다른 ‘나’였다.

그렇게 시는 내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내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함축된 글로써 위로해 주었다.

실로 그 힘은 대단했다.

여전히 나는 시를 읽으며 그 안에 마음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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