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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Aug 20. 2023

와! 여름이다!

 https://groro.co.kr/story/5046



 입추도 지난 마당에 제목이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아직 처서를 지나기 전이니 괜찮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8월은 아직 여름 한복판이다. 입추와 처서가 있는 달이다 보니 찌는 듯한 여름 한복판 속에 순간순간 가을이 번뜩이듯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순간일 뿐 여름의 기세가 아직은 맹렬하다. 그렇기에 와! 여름이다!라는 제목을 쓰는 데 있어 아직 큰 무리는 없다.



 여름이면 떠오르는 노래를 생각해 봤다. 팝으로 까지 확장하진 않고 우리 가요 중에 가볍게 3곡 정도만 이야기해 보려 한다.     



1. 해변의 여인 - COOL. 발매일 1997년 7월 1일

그야말로 대표적인 여름 노래다. 노래 시작이 와우! 여름이다! 일 정도로 그냥 여름 노래다. 설레는 마음을 품고 여행지로 출발하는 차 안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 그냥 마음이 살랑발랑 둥둥 떠올라 차 지붕을 뚫고 출발한 지 5분도 안 된 시점에 이미 벌써 휴가지에 도착해 있다. 여름휴가철에 이 노래만큼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노래도 드물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다른 가사는 몰라도 와우! 여름이다! 는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으며 이어지는 전주 또한 기가 막히다. ‘당당당당~’ 노래 제목이 해변의 여인인데 그룹 이름도 COOL이다. 단, 너무나도 대 놓고 여름휴가를 가라고 등 떠미는 노래다 보니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에 듣게 되면 짜증이 솟구쳐 오를 수 있다. ‘이게 뭐야 이 여름에 방 안에만 처 박혀 있어’라는 가사가 있다. 안 그래도 휴가를 가지 못해 짜증도 나고 더워 죽겠는데 이 가사를 들으면 염장의 끝을 볼 수 있으니 다소 조심해야 된다.     

(3) Cool - Woman on the beach, 쿨 - 해변의 여인, MBC Top Music 19970712 - YouTube


2. 여름 안에서 - Deux. 발매일 1996년

이 노래는 청량하다. 포카리 스웨트라는 이온음료가 생각난다. 더 나아가면 가보지도 못한 지중해의 저 푸른 바다 그리고 파란색과 우리나라에선 포카리 스웨트로 유명한 그리스의 산토리니가 떠오른다. ‘나나나나나~ 널 좋아한다고~’ 포카리 스웨트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만큼 이 노래의 느낌이 청량하다는 이야기다. 눈을 감고 푸르른 바다 그리고 햇살이 부서지는 부드러운 모래를 상상해 보자. 나풀거리는 하얀색 혹은 푸른색 계열의 옷을 입고 바닷가를 걷는다. 바닷바람과 뜨겁지만 기분 좋은 여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기분이 조금 더 좋아지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이 곡의 춤도 함께 춰 본다. 고등학교 시절에 반에서 조금 노는 친구 녀석이 이 노래의 춤을 가르쳐준 기억이 난다. 정말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춤이다. 지금은 따라 할 수 없다. 아쉽다...     

(3) [HD] 듀스 DEUX - 여름안에서 고화질 뮤직비디오 M/V (듀스포에버 버전) - YouTube


3. 팥빙수 - 윤종신. 발매일 2001년 7월 6일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 녹지 마~

그렇다. 팥빙수는 녹아버리면 아쉽다. 그런데 또 맛있다. 잘 섞어 먹다 마지막에 녹아 남은 걸 후루룩 마셔 버리면 여름 한가운데서 천국을 맛볼 수 있다. 팥빙수는 시원하다. 달다.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 같은 디저트 아니 음식이다. 디저트는 일반적으로 식사 마지막에 입가심을 위한 정도의 다과나 커피, 아이스크림 정도를 일컫는다. 팥빙수도 그런 디저트에 어울릴 법하다. 하지만 여름엔 다르다. 아니 우리나라에선 사실 계절 관계없이 팥빙수를 식사의 끄트머리에 위치하는 디저트 따위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당당한 메인 메뉴다. 특히 여름이면 그 지위는 인간으로 치면 귀족, 양반 혹은 로열패밀리에 이르게 된다. 그런 팥빙수를 찬양하는 노래다. 찬양받을 만한 음식을 찬양했으니 그렇게 특별할 일도 아니다. 가사를 쓴 음악가인 윤종신의 성격에 걸맞게 가사도 아주 자세해 거의 레시피 수준이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우유와 연유를 섞어 얼려 갈아 낸 눈꽃빙수의 레시피는 아니다. 그 옛날 얼음을 갈아 담고 우유를 부어 낸 후르츠 칵테일 과일이 올라가는 팥빙수다. 뭐든 좋다. 여름에 팥빙수는 진리고 사랑이고 종교다. 아! 그럼 이 노래는 찬송가네.

(3) 윤종신 - 팥빙수(2001년 09월 08일)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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