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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하는 늑대 Jul 09. 2021

도대체 뭐지?

사람이 뭐야?

 은근한 불안함이 있다. 앙금 같은, 끈덕지게 늘러 붙는 찌꺼기 같은 불안한 마음이 있다. 늘 안고 살아온 것 같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이 은근하면서도 끈덕진, 그래서 짜증 나는 이 불안함을 없앨 수 있는, 치워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늘 고민한다. 늘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고민을 한다.



 그런데 답은 알고 있다. 그 은근한 불안함이라고 하는 건, 내가 지금 해야 될 것들을 뒤로 미룸으로써 생긴다는 걸.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자꾸 미루면서 그 불안함을 안고 있는 이유가 더 궁금하다.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해야 될 것들을 뒤로 미룸으로써 생기는 불안보다 해야 될 것들을 당장 해치움으로써 생기는 마음의 평온함이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평온함을 넘어 뿌듯함까지 이는 걸 알면서도 자꾸 미루면서 불안함을 마음속에 키우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실제 행동이 따라 주지 않는 걸까? 개인 성향의 문제일까?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의 문제일까? 아니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다면 그건 어찌 보면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말 그대로 존재 자체로의 모습일 테니….     

 


 그렇다면 그 역시 사람의 다양한 모습 중 일부이니 절대 문제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라고 느끼는 건 왜 일까? 그리고 문제라면 개선하고 수습하는 게 이치일 텐데 왜 그러지 않는 걸까? 왜 자꾸 미루고 게으름을 피우고 그로 인해 오히려 불안함을 키우는 것일까?      

 


 도대체 뭐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고치고 싶어 하기는 하는 걸까? 거창해질 것 까지 없이 그저 점점 더 나란 사람에 대해, 아니 더 포괄적으로 사람 자체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사람이란 존재를 이해하고 싶다. 파헤치고 싶다.     

 


 일차적으론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으며 나아가 주변 모든 사람들에 대해 알아 가고 싶다. 사람 본연의 모습을 이해함으로써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 싶다. 아니 잠깐 세상이 먼저 인가? 사람이 먼저 인가?      

 


 자연과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세상이 먼저 만들어지고, 여느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사람도 만들어져 왔을 것이다. 신에 의해 빚어졌든, 자연과학적인 진화를 했건 간에 여하튼 만들어져 왔다.

 


 그런 사람, 분명히 이 세상보다 늦게 만들어진 사람. 하지만 그 존재의 깊이가 깊어 먼저 온 세상을 밑에 두려는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다. 하기야 세상이라는 의미도 하늘과 땅과 바다가 있는 그런 존재로서의 세상이 아닌, 사람이 만들어 가는 관념적인 세상이라는 의미도 생각해볼 수 있으니 그런 관점에서의 세상이라면 분명히 세상보다 사람이 먼저일 것이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없는 관념적인 의미의 세상이란 존재(?)를 만들어 온 게 사람이다. 그런 세상과 그런 세상을 만들어 온, 신도 아니면서 신 흉내를 내는 그런 사람에 대해 알고 싶다. 욕심이 너무 큰 가? 그럼 나란 존재만이라도 알고 싶다.      

 


 정말 알고 싶다. 알다가도 모를 나란 존재, 43년이란 시간 동안 나로서 존재한 나를 알아내고 싶다. 여린 듯하며 강인하기도 하고, 한없이 선한 듯하다가도 순간 악해지기도 하고, 그 누구보다 순수하기도 하지만 또 그 누구보다 음흉하기도 한, 나란 존재에 대해 알고 싶다.      

 


 그래 그런 존재인 나를 아직 잘 모르니 불안함을 안고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래 불안함이 여기에서 오는 거구나! 아직 나를 잘 몰라서…. 그러니 더더욱 나에 대해, 사람에 대해 알아봐야겠다. 아니 꼭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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