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꽃 같은 것
점점 날이 추워진다.
그래서 그런가
주변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종종 생긴다.
환자들과 노인분들은 겨울이 무섭다.
나도 마찬가지로 겨울이 두렵다.
병세가 악화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재작년, 작년 겨울 모두 병동에서 눈물로 보냈다.
아들 생일이 12월 26일인데 작년에 못 챙겨줬다.
그 사실이 뼈가 아파서 올해는 잘 챙겨주고 싶다.
11월 18일. 환우 오픈 단체 카톡 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던 환우분 한 분이 돌아가셨다.
모두에게 스승님이라고 칭송받던 분으로
손주와 사이가 참 좋았던 분이었는데 안타깝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손주가 얼마나 슬퍼했을지
짐작해 보니 눈물이 난다.
어제 11월 20일에는 남편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요양원에 계셨었는데 98세의
연세로 가셨다. 크게 아프신 곳도 없으셨고
나이가 들어서 가신 거라 호상이긴 하지만
가족들한테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슬픈 일이다.
어머님은 지난번 나에게 "우리 엄마 곧 가실 텐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지"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님이 걱정이 되었다. 계속 울고 계실까 봐.
먼저 가있던 남편에게 물으니 북적북적한 곳에서
친구분들과 얘기 나누시고 계신다 했다.
나름 잘 버티고 계신 거 같아서 다행이었다.
생각해 보면 장례식장은 북적하고 시끄럽고
소소히 웃음소리도 들리고 하는 게 좋은 거 같다.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위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다 지나가는 일이니 힘내라고 위로하는 것처럼.
문득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그곳에서 주인공 아이유는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를 보내고 조촐한 장례식을 치를 뻔했지만
이선균 아저씨 가족들의 도움으로 인해
나름 활기찬(?) 장례식을 마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저씨들이 장례식장 앞 운동장에서
축구하면서 노는 장면이다. 그걸 보면서 위로받는
아이유를 보며 나 또한 위로를 받았다.
인생은 꽃처럼 활짝 피었다가 진다.
하지만 꽃들도 다 생을 다하고 죽는 건 아니다.
밟혀서 죽기도 하고 꺾여서 죽기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삶이 소중하다.
최선을 다해 살다가 죽음을 잘 맞이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그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나는 모든 면에서 날마다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