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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컴퍼스 Feb 12. 2020

#8 반려견과의 크루즈 여행, 가능할까?

당신과 함께라면 바다 한가운데라도 좋아요


얼마 전에 강원도로 휴가를 간 친구가 펜션에서 강아지와 함께 수영을 하는 사진을 보내왔다. 옛날 우리 집 막내였던 늙은 푸들 복실이가 살아있다면 개탄을 할 정도로 요즘은 질 좋은 간식과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반려견과 함께 입장 가능한 카페, 식당, 호텔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크루즈 여행은 어떨까? 나의 반려견과 눈부신 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느긋한 항해를 하고 이국적인 기항지에서 아침 산책을 하는 행복한 상상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Photo by Calvin Uy on Unsplash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비스견을 제외하고는 일단은 NO. 


서비스견은 시각장애, 청각장애를 포함한 지체, 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 특별히 훈련된 개를 의미한다. 물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서류와 예방접종 기록 등을 제출하고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신청해야 주인과 함께 승선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렇게 승선한 서비스견은 배 안에서 모든 사람의 사랑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주인을 보필한다. (물론 사랑스러운 시선만 받는다. 서비스견에게 먹이를 주거나 쓰다듬는 건 금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귀엽고 의젓한 반려견은
왜 나와 함께 여행할 수 없을까? 

이는 크루즈에서의 엄격한 공공보건법 기준 때문이다. 크루즈가 아무리 크다 한들 한정적인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적게는 3일 길게는 몇 달까지도 지내기 때문에 크루즈에서의 USPH (미국 공공보건법) 가이드라인은 매우 까다롭고 엄격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국적의 승객이 어울리는 공동 공간이 많은 만큼 크루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 그리고 위생이다. 그 흔한 장염만 걸려도 승무원이든 승객이든 가릴 것 없이 바로 방에 격리조치가 되는 마당에 강아지나 고양이들이 배 안을 활보하고 다니는 건 위생적인 이유로 불가능하다. 또 크루즈를 타고 방문하는 여러 나라들의 입국 기준도 또 다른 이유이다. 



그럼에도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 



https://www.travelassociates.com/

물론 이것이 보통의 크루즈 라인의 입장이지만, 반려동물을 데리고 크루즈 여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세상에 아예 없는 건 아니다. Cunard 크루즈 라인의 퀸 메리호 2(Queen Mary 2)는 “Pets on Deck” 즉 “배 위의 반려동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반려견과 반려묘를 허용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같은 객실에서 함께 잠을 자고 배 안과 기항지를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언급했듯이 크루즈 안팎의 공공보건법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승객의 반려동물들은 지정된 장소에 각자의 아늑한 집을 갖게 되고, 믿음직한 전문 크루의 손에 맡겨져 승객만큼이나 럭셔리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전문 크루는 펫 버틀러라고도 불린다고 하니 이런 서비스를 받는 반려동물들의 크루즈 여행 비용 또한 만만치는 않다는 사실. 


팻 프랜들리(Pet friendly) 여행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아무리 예쁘고 훈련이 잘 된 반려동물이라도 아직까지 일반적인 대형 크루즈의 승선은 어렵다. 하지만 과거에 불가능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기도 하니 언젠가는 반려견과 함께 바다여행을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가끔 해본다. 



@Written by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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