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여니맘 Jan 29. 2023

"아기와 한 침대서 자도 되나요?"

"어제요. 안고 있다가 우리 침대에 잠깐 눕혔는데 깨지 않고 잘 자는 거예요. 깨우기가 아까울 정도로. 그래서 그냥 뒀거든요. 정말 길게, 깊이 자더라고요"


백일 무렵까지 케어한 아기였다. 70일 차 무렵인가? 어느 날 출근하니 이처럼 말한다. 신기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이후 한동안, 출근해 보면 아기가 부부 침대에 누워 자고 있곤 했다. 어느 날은 또 말한다.


"신기하게도 oo이가 우리 침대에 재우면 깊이, 오랫동안 자요!"

"우리 침대가 넓고 편해서 아기가 잘 자나 봐요!"


첫애는 특히 아기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 심지어는 이처럼 부부침대에서 유독 잘 자는 것도 신기해하는 산모도 꽤 있다. 우리 아기가 특히 발달해서? 혹은 장점으로 생각하는지 아기를 대견해하는 눈치의 산모도 있다.


그런데 아기들은 부부 침대에서 잘 잔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그렇다. 신기해할 일도 아니고, 넓은 침대를 편안해해서도 아니다. 추측해 보곤 한다. 낯익은 냄새가 나서, 즉 엄마 냄새에 편안해져서 그리고 안심되어 깊이 자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100% 그럴 것으로.


서산 개심사 가는 숲길 쥐손이풀꽃(2022.9.24)



새벽부터 재웠다고 하지만 '밤새 아기와 함께 잤나?'가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어쩔 수 없이 부부침대에서 재울 수밖에 없는 집도 있다. 범퍼 침대에서 함께 자는 산모도 있다. 엄마 편하자고 침대에서 재우기도 한다. 여하간 어떤 이유로 선택했든 아기들은 부부침대에서 잘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든 누군가든 옆에서 잘 잔다. 아마도 안심되기 때문이(란)다.


"아기와 함께(한 침대에서) 자도 되나요?"


그래서인지 이처럼 묻는 산모도 더러 있다. 그런 그들에게 대답하곤 한다.


"아기는 60cm는 떨어져 재워야 해요.(아기와 최소한의 거리다. 최소한 이 정도 거리는 둬야 돌아 눕다 잠결에  아기를 다치게 하는 일이 그나마 줄어들 것이다) 어른 침대에 그대로 눕히지 말고 속싸개 같은 것을 접어 깔은 후 그 위에 눕혀야 하고요.


이건 정말 중요한 것인데, 아기와 엄마는 이불을 따로 덮어야 해요. 반드시. 아기를 어른 어깨 높이까지 올려 재워도 아기 머리가 작다 보니 어른 아래쪽에 위치할 수밖에 없잖아요. 잠결에 이불을 뒤집어쓰게도 되잖아요. 이불을 함께 덮거나 가까이에 재우면 아기 머리까지 다 덮게 되어버리기도 하겠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침대 안쪽으로 눕혀야겠죠? 벽에 부딪히지 않게 아기 주변에 수건 같은 것을 돌돌 말아 범퍼처럼 해줘야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떨어지지 않게 신경 써야..."


산후관리사를 하며 종종 느끼는 아쉬움 중 하나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을 꿀팁인 양 조언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자면서) 누워서 먹이면 편하다", 즉 눕수 권장과 "아기 잘 때 옆에서 자라"이다. 심지어 "엄마 옆에 자면 아기가 잘 자니 옆에 끼고 자면 편하다"라고 말씀하셨다는 경우도 만난다.


"가급이면 한 침대에서 자지 않는 것이 좋아요. 아기들은 자라며 움직임이 많아지거든요. 자랄수록 더하겠죠. 가드가 없는 어른 침대는 낙상 위험이 있답니다. 위험한 상황도 발생하겠죠. 게다가 계속 함께 자려고 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우선 이렇게 대답하기도 한다. 묻지 않는 산모가 더 많다. 그래도 케어 서비스를 끝내 즈음 지나가는 말처럼 조언하기도 한다.


덧붙이면, 언제쯤 아기를 떼어놓는 것이 좋은가? 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내가 만난 사람 중 아기를 가장 빨리 떼어 놓은 경우는 '50일 차 무렵부터 아기를 다른 방에 재웠다'였다.


산모: "아빠 배에 올려 재워도 되나요? 남편 친구가 배에 올려 재우면 잘잔다고 했다고 어젯밤에 남편이 배에 올려재웠거든요. 정말 잘 자더라고요. "

"그럼요. 어른 배에 올려 재우면 아기들이 아주 잘 잔답니다. 천기저귀나 속싸개를 접어 아빠 가슴에 넓게 깐 후 아기를 올려 재우면 되거든요. 그런데 밤에는 절대 그렇게 재우면 안 된답니다. 낮이라면 몰라도. 밤에는 낮잠 때와 달리 아빠도 깊이 잠들어 뒤척이다 떨어뜨릴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아기가 그렇게 해주면 잘 잔다고 항상 그렇게 재워도 안되고요. 주말이나 휴일 낮에 잠깐, 30분 정도 재우는 정도가 좋겠어요. 아빠가 열이나 땀이 많은 체질이라면 좀 아쉽긴 하지만 가급 안하는 것이 좋겠다입니다. 태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


#아기 침대 #신생아 침대 #눕수 #배에 올려재우면 #육아

매거진의 이전글 산후관리사 후기, 얼마든지 조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