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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금술사 Aug 18. 2017

침대가 지탱하는 나

세로로 긴 침대가 지탱하는건

내 몸뚱아리뿐이 아니다.


어제의 후회

오늘의 수고

내일의 걱정을

함께 들쳐맨다.


좌우로 뒤척거리는 변덕을 받아주고

배와 등을 번갈아 상대하며

묵묵한 위로를 건네주는 너.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어. 내가 지탱해줄게. 이제 편히 쉬렴."


침대는 밤새 그렇게

찬 바닥으로부터 나를 띄워낸다.

서럽고 힘겨웠던 세상으로부터 나를 건져낸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될 거라는 희망으로 나를 쏘아올린다.


살아내느라 절뚝거렸던 몸과 영혼 그리고 꿈을

기꺼이 지탱하는 지팡이가 되어

어제와 내일을 담담히 이어주는 너.


침대가 견뎌주는 무게에 새삼 고마움을 느낄 때

두 눈꺼풀의 무게마저 더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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