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로 긴 침대가 지탱하는건
내 몸뚱아리뿐이 아니다.
어제의 후회
오늘의 수고
내일의 걱정을
함께 들쳐맨다.
좌우로 뒤척거리는 변덕을 받아주고
배와 등을 번갈아 상대하며
묵묵한 위로를 건네주는 너.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어. 내가 지탱해줄게. 이제 편히 쉬렴."
침대는 밤새 그렇게
찬 바닥으로부터 나를 띄워낸다.
서럽고 힘겨웠던 세상으로부터 나를 건져낸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될 거라는 희망으로 나를 쏘아올린다.
살아내느라 절뚝거렸던 몸과 영혼 그리고 꿈을
기꺼이 지탱하는 지팡이가 되어
어제와 내일을 담담히 이어주는 너.
침대가 견뎌주는 무게에 새삼 고마움을 느낄 때
두 눈꺼풀의 무게마저 더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