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런 #7
나의 생활패턴은 오로지 수영강습에 맞춰져 있었다.
10시 수업을 하고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나면 잠이 쏟아진다.
그러면 집안일을 미뤄둔 채 낮잠을 잔다.
처음엔 몸이 적응하는 중이라 회복을 위한 수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낮잠을 즐겼으나 점점 내 생활이 꼬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의 나태해진 습관을 정리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서 결단을 했다.
새벽형 인간이 되자!
이런 결심이 섰을 즈음 내가 덕질하던 강사님이 오전반에서 오후반으로 옮기신다고 하신다.
강사님과의 이별은 슬프지만 차라리 잘 됐다.
‘어차피 강사님과 함께 할 수도 없으니 미련을 버리고 새벽반으로 가자!’
이렇게 새벽반행의 의지가 불타오르는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났다.
‘온 우주가 나의 새벽수영생활을 응원하는구나!’
알람은 정각 다섯 시에 울린다.
갈까 말까 고민하는 나약한 나의 행동을 차단하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옷부터 갈아입는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스트레칭을 한다.
잠이 좀 깼다 싶으면 나의 본격적인 하루의 루틴이 시작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매일 이 시간에 각 제대로 잡고 명상을 해보려 한다.
‘명상은 역시 새벽이지!’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 고상하게 초보 수도자의 깨달음의 시간을 시작해 볼까!”
그동안 이 핑계 저 핑계로 명상을 소홀히 했었다.
가끔 하던 명상을 매일 하게 되면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으면 몸도 더 건강해질 것이고 마음도 평온해지리라.
10분짜리 명상음악을 틀고 바닥에 앉아 눈을 감았다.
‘아~ 역시 명상은..’
‘ZZZZZZ 졸려~ 정말 졸려.’
‘첫날이니까 오늘은 그냥 더 잘래. 사람이 갑자기 행동을 바꾸면 탈 날 수 있어.’
‘내일부터 잘하면 되지!’
자기 합리화를 온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모든 앎이 실천이 되지는 않는다.
시행착오도 겪어봐야 인간미 있지 않는가?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새벽 공기를 맘껏 들이마셨다.
새벽명상을 하는 내 모습에 한 껏 취해서 인지 새벽공기에 완전히 적응이 된 것인지 이젠 10분 혹은 20분의 명상도 점점 맨 정신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뿌듯함과 즐거움이 밀려왔다.
새벽반 선생님은 우리가 상상하는 전형적인 수영강사의 모습이었다. 게다가 너무 친절하셨다.
회원들의 자세 하나하나 꼼꼼히 봐주시고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쏟아부으셨다.
마치 자신의 아이들을 돌보듯 열심히 가르쳐 주셨다.
오전반에서 느끼던 여유와 회원들 간의 친근감은 없었지만, 말없이 새벽을 시작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새벽반의 평균연령은 매우 낮았고 젊은 남성분들의 비율 또한 높았으며 고로 나는 촉망받던 10시 반의 1번 선수 젊은 피에서 새벽반의 뒷 줄 담당 누님이 되었다. 하! 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