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TURN 턴 #7

by 더앨리스

초급반에서의 자유형과 중급반의 자유형은 다르다.

중급반에서의 평영과 상급반에서의 평영이 다르다.

상급반에서의 접영과 연수반의 접영이 다르다.


사실 한 가지 영법이 다를 리가 없다.


다만 기본적인 영업을 배울 때와 달리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동작을 바꿔보며 훈련하는 게 다를 뿐이다.


수력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잘못된 자세를 끊임없이 교정하면서 스피드를 올리기 위해 수영선수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연습해 보기도 한다.


초급반에서는 자유형을 배울 때 팔을 쭉쭉 펴가며 동작을 정확히 하는데 집중을 했었는데 중급반으로 오니 팔 꺾기를 배운다.


팔 꺾기를 잘하기 위해 스트로크와 숨 쉬는 동작도 조정이 들어간다.


팔을 수직으로 펴면서 리커버리를 하던 게 습관이 되어 팔 꺾기가 잘 되지 않는다.

팔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호흡, 발차기, 모든 동작과 타이밍이 꼬인다.


분명 같은 자유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법을 배우는 것처럼 쉽지가 않다.

레벨업 되어 반을 올라갈수록 습관이 된 기존의 영법이 때론 방해가 되기도 한다.


“이럴 거면 첨부터 팔 꺾기로 알려주든가!.”


팔 꺾기가 잘 안 된다며 스트레스받아하던 한 회원분의 마음의 소리가 입 밖으로 나왔고 그 소리는 내 귀로 흘러 들어왔다.


‘그러게요.. 근데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나는 속으로 그의 푸념에 동조를 했다.


그런데 진짜 이유가 뭘까?

하루 종일 궁금함이 내 하루를 따라다닌다.

그래서 알아보니..


초보 때 팔을 펴서 배우는 이유는 단지 자유형 때문만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팔꿈치를 접어서 자유형을 하게 되면 배영이나 접영을 배우는 단계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배영과 접영의 동작을 익히는 데 있어서 가장효율적인 방법은 자유형에서 팔을 펴서 리커버리 하는 동작을 제대로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영과 접영 동작과 연결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 자유형의 팔꿈치를 접는 연습을 통해 팔을 펴는 동작과 접는 동작 모두 자유자재로 잘할 수 있도록 훈련이 되면 모든 영법을 제대로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결국 팔을 펴는 것에서 팔 꺾기의 순서로 하는 것은 모든 영법의 기초를 제대로 다져놓기 위한 순서인 것이다.


그렇다면 초보만 팔을 펴서 자유형을 하는 걸까?


그건 아니다.

팔을 펴서 하는 경우의 장점은 물을 많이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근력이 좋거나 단거리를 할 때 유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팔 꺾기 동작의 경우 리커버리의 속도가 높아지고 균형 잡기가 편해진다.

그래서 체력안배 면에서 좋기에 장거리에 유리하다.


오래 수영한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상태나 상황에 따라 어떨 땐 팔 펴기를 또 다른 상황에선 팔 꺾기를 하기도 하는데 수력이 오래될수록 좀 더 효율적인 팔 꺾기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


나는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시절인연이란 사람과의 인연도 어떤 현상도 그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용어이다.


우리는 모든 일상에서 적기(알맞은 때)를 만난다.


수영의 영법도 그 적기가 있다.

해야 할 때 해야 하는 것.

그래서 절대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하나가 충분히 훈련이 되면 다음 단계로의 도약은 자연스럽게 그때를 맞이한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린 게 아니라 그때는 그때라서 맞고 지금은 지금이라서 맞는 것이다.


처음 마음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지나친 조급증이 있었다.

내 마음이 빨리 치유되길 원했고 매일매일 깨달음이 있길 바랐다.


기대가 큰 탓이었는지 아님 애초에 내가 나만의 착각 속에서 마음공부라는 것을 정의 내린 탓인지 마음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술술 잘 풀릴 것 같았던 내 삶은 꼬이고 막히는 일이 빈번해졌고, 그때마다 나는 자주 무너졌다.


그렇게 무너질 때마다 나는 시절인연을 떠올렸다.


‘아직은 때가 아닌 거야 내가 틀린 게, 잘못된 게 아니고 그저 때가 되지 않은 것뿐이야.’


그럼 그때가 올 때까지 넋을 놓고 기다리고만 있어야 할까?


그건 아니다.

나는 그냥 지금 현재를 즐기면 된다.



오늘을, 이 시간을, 내가 온전히 살아있음을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느끼고 있음을…



즐기자!
오늘의 내 마음을 그리고 오늘의 수영을
될 일은 되고 될 때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