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야의 하루 알라딘 모스크

알라딘 언덕과 알라딘 모스크

by 조영환

알라딘 언덕 Alâeddin Hill Park 알라딘 모스크 Alâeddin Mosque


메블라나 박물관에서 나온 한 부부가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고 있다. 때마침 도착한 트램에서 보따리를 든 사람들이 내리며, 오늘 하루도 알라신께 감사하며 살아가는 튀르키예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아마도 집으로 향하는 듯하다. 길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도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며 북적이고 있다. 자전거 앞바퀴를 들고 뒷바퀴만으로 곡예를 부리듯 타고 가는 소년이 주변에 서성이며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며 서성이는 사람들, 청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소년의 자전거 곡예를 바라보는 검은 모자를 눌러쓴 중년의 남자, 아이 손을 붙들고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이 모든 풍경은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평화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정류장 뒤편에 보이는 4층 건물 2층에 달린 'MEVLANA'란 간판을 보더라도 이곳이 메블라나의 도시임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이제 그들은 메블라나 박물관을 떠나 좀 더 콘야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중이다. 콘야 한가운데에는 Alâeddin Hill Park가 있다. 이 공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도심이 뻗어나가고 있는 전형적인 방사형 도시 형태를 띠고 있는 콘야의 중심엔 알라딘 언덕이 있고 그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알라딘 자미 Alâeddin Camii로 가고 있는 것이다.


콘야 Konya의 역사적 배경


콘야 Konya는 터키 중부 중앙 아나톨리아 고원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이다. 고대와 셀주크 시대에 콘야는 그리스어 이코니움 Iconium (그리스어 : ἰνιονόκν)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19세기엔 영어로 Konia 또는 Koniah로 표기되었는데, 오늘날 튀르키예에서 Konya로 표기하고 우리말로는 콘야 또는 코니아로 쓰고 읽는다.


콘야는 중세 후기에 셀주크 투르크의 수도로, 당시 아나톨리아 반도를 통치하던 중심도시였다. 이 지역은 기원전 3천 년부터 히타이트인, 프리기아인, 고대 그리스인, 페르시아인, 로마인이 차례로 정복하고 지배되었으며, 11세기엔 셀주크 투르크인들이 이 지역을 정복하고 콘야를 새로운 술탄국의 수도로 삼았다. 당시 이곳엔 비잔틴 그리스인들이 거주하였는데, 셀주크 투르크인들은 그들을 Rûm (Byzantine Greek, 비잔틴 그리스인)이라 하였다. 콘야는 셀주크 왕조 치하에서 도시의 부와 영향력이 정점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콘야는 15세기에 오스만 제국에 의하여 점령되기 전까지 카라만 Karamanids 왕조의 지배를 받았으며, 터키 독립 전쟁 이후엔 현대 터키 공화국의 일부로 편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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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자미 Alâeddin Camii


알라딘!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나요?

혹시 알라딘의 요술램프를 떠올리지 않았나요?

그러나 알라딘은 과거 12세기말 셀주크 술탄의 이름이다. 셀주크의 수도였던 콘야의 알라딘 힐 파크는 과거 제국을 경영하던 궁정과 이슬람 사원, 술탄의 영묘 등이 건설된 제국의 심장부이다. 깊숙한 궁궐은 범인의 근접 자체가 어려웠기에 모든 것이 신비스러웠을 것이고, 이러한 신비스러움은 누군가의 상상력을 자극해 동화 같은 이야기가 만들어지진 않았을까?


아무튼, 알라딘 자미는 다른 이름으로 이블리 미나렛 모스크 Yivli Minaret Mosque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슬람 사원으로, 1230년에 처음 건축된 콘야 지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사원이다. 자미와 자미가 건축된 언덕의 이름 알라딘은 셀주크 술탄 알라딘 키쿠바드 1세(Alā ad-Dīn Kayqubād ibn Kaykhusraw (Turkish: I. Alâeddin Keykûbad, 1190–1237)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 사원은 1373년 두 번째로 재건되었으며, 38미터(125피트) 높이의 미나렛 minaret은 8개의 홈이 특징적이다. 마치 플루트를 세워놓은 모양인 셈이다. 이러한 독특한 미나렛으로 인해 Fluted Minaret Mosque라고도 불린다.


알라딘 자미는 기독교 성당이었던 곳을 개조하여 지어진 만큼 로마의 비잔틴 양식과 이슬람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다. 길을 따라 알라딘 언덕 정상에 오르면 알라딘 자미의 웅장한 모습이 드러난다. 외관으로 봐선 그 규모를 짐작하기 어려우나, 주출입구로 들어서면 매우 큰 자미임을 곧 알 수 있다. 이슬람 국가를 여행하면서 제한적이지만 많은 모스크를 보게 되는데, 어디를 가나 공통적인 것은 내부 예배당에 별다른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슬람 예배당은 한 개의 첨탑과 돔, 50여 개의 아치형 기둥으로 연결된 공간으로, 내부는 비교적 단순하다. 첨탑의 개수에 따라 모스크의 규모만 다를 뿐, 일반적으로 이슬람 사원은 내부 예배당에 특별한 시설이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양탄자 한 장으로 자리를 잡고 기도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텅 빈 바닥에 양탄자가 깔려 있을 뿐이다. 성당처럼 의자도 없고 소 예배실은 물론 오르간이나 성가대석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넓은 공간에 허전하리만큼 큰 예배당이 이슬람 사원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리고 메카방향을 알리는 벽면 장식 키블라와 이맘의 설교단이 시설의 전부이다. 다만 아라비아 문자와 문양으로 장식된 천정의 돔과 기둥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여행자들은 자미의 내부만 탐방할 수 있다. 자미의 안뜰은 셀주크 투르크의 술탄의 무덤들과 궁정으로 이어진다는데, 아쉽게도 자미만 둘러보고 알라딘 언덕에서 시내를 조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알라딘 언덕은 콘야의 가장 한가운데에 있는 공원으로 현지인들도 꽤나 많이 찾는 명소이다. 알라딘 언덕에서 바라보는 콘야 시가지는 튀르키예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높은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모스크의 미나렛 보다 높은 건물은 짓지 않는 튀르키예 사람들, 일반적인 상업시설이나 호텔, 주택들은 그저 수수하게 짓지만 모스크만큼은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게 짓는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들의 믿음이 모스크만큼이나 절실하고 큰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며 알라딘 언덕을 내려온다.


잠시 콘야의 중심가를 걷다 보니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엄청나게 넓은 운동장을 가진 초등학교, 건물 벽에 걸린 붉은 튀르키예 깃발 월성기, 빨간 벽돌이 드러난 굴뚝, 벽면을 장식한 Konya 레터링 장식, 건물 벽면 전체에 붙어있는 튀르키예 텔레비전 Çocuk사의 광고물, 도심 간선도로에 밀리는 차량과 뒤섞인 사람들, 상점마다 가득히 진열된 물건들, 마켓에서 장을 봐서 나오는 사람들, 트램 정류장에 몰려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콘야의 중심지를 서서히 빠져나가 한적한 주택가를 지난다.


그가 오늘 묵을 숙소인 콘야 외곽 셀주크 대학병원 근처에 위치한 그랜드 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7시 35분이다. 호텔 로비 우측에 콘야를 상징하는 세마춤 모형이 세워져 있다. 붉은빛의 은은한 간접조명이 여행자들에게 다소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호텔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객실키를 건네받는다. 잠시 세마춤 모형 앞에서 친구와 함께 동작을 흉내 내며 사진을 한 장 남기고 눈부터 즐거운 오색찬란한 음식이 차려진 호텔 뷔페로 저녁식사를 하고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호텔에서 바라보는 콘야의 야경은 밥을 먹은 후 마시는 따듯한 커피처럼 은은한 불빛으로 여행자의 마음에 자리 잡고 오늘 하루도 힘겹게 달려온 도심의 사람들처럼 고단했던 여행자는 밤이 깊어가는 콘야의 전경과 함께 침대에 누워 또 다른 새날을 맞이할 것이다.

@thebcstory

OK 더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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